미국은 무고한 이라크 어린이를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미국정부가 중동과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의 반대와 유엔 무기사찰단의 대량살상무기의 증거가 없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연일 이라크공격을 외치고 있으며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채 북한의 핵이 미국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한반도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이 공격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이라크의 상황은 이미 참담한 상태이다. 91년 걸프전 이후 계속된 경제봉쇄로 경제는 이미 붕괴상태에 있다. 영양실조가 만연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해 전염병이 급증하였다. 식량이 없는 상태에서 의약품이 있을 리가 없다. 병원에는 기초적인 의약품마저 떨어진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무고한 민간인이며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대상은 어린이들이다. 유니세프의 보고에 의하면 91년 이후 이라크 국민 중 150만 명이 사망했고 5살 미만의 어린이들만 60만 명이 사망했다.
우리는 이라크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 몇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경제봉쇄 이후 현재 이라크 국민 중 3분의 2가 오직 취약한 배급망에 의한 식량배급으로 연명하고 있다. 또 발전설비가 가동이 중단되어 도시인구의 65%가 소독되지 않은 물을 공급받고 있다. 전력에 의존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도 겨우 가동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이라크에 폭격을 하면 무슨 일이 발생하겠는가? 도로와 선로, 그리고 발전소는 전쟁시 가장먼저 파괴되는 대상이다. 도로와 선로가 파괴되면 식량배급망이 끊겨 수백만이 굶어야 한다. 발전소가 파괴되면 이라크 국민들은 당장 식수공급이 중단되고 오물이 가정으로 역류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라크의 공격은 무고한 민간인들의 대량아사와 전염병의 창궐을 뜻할 뿐이다.
유엔은 미국의 공격이 50만 명의 전쟁 사상자를 낳는 것은 물론 120만 명의 어린이들을 아사의 위기에 처하게 만들고 200만 명이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어떻게 세계평화를 위한 전쟁이고 정의를 위한 전쟁이란 말인가?
미대통령 부시는 9.11 테러 1주기 연설에서 “미국은 모든 생명을 존중하지만 미국의 적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무고한 생명도 심지어 자신의 생명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과연 무고한 생명을 존중하는 것인가? 전체인구의 절반이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인 이라크에 대한 전쟁은 반테러라는 명분아래 수백만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테러행위일 뿐이다.
우리 한국의 보건의료인들은 오늘 전세계인의 공동의 반전평화의 날을 맞아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미국정부의 이라크 침공기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라크에 필요한 것은 우유와 의약품이지 폭탄과 미사일이 아니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힘을 모아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보내는 것을 포함하여 이라크 어린이들의 생명을 지키고 평화를 지키는 전세계인들의 행동에 끝까지 같이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누가 테러리스트인가? 조지 부시는 이라크 어린이들에 대한 학살을 즉각 중단하라!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200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