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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각 언론사 노동·사회부
[ 성 명 서 ]
여수산단 노동자를 죽인 LG화학 책임자를 처벌하라!
3월 12일 여수시 LG화학 SM공장에서 알칼리 드럼내부를 물청소 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드럼 안에서 작업하던 황영환(44세)씨가 그 자리에서 불에 타 숨지고 장정영(48세)씨 등 2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여수건설노조 노동자에 따르면, 가스 주입구를 차단하고 출입구를 열어놓은 뒤 환풍기를 설치하고 작업해야 하는데도 회사측은 이런 과정을 생략한 흔적이 있다. 이렇게 위험한 작업을 할 경우 48시간 가스제거 작업과 산소와 가스농도측정 그리고 스팀으로 24시간 가스제거 등을 한 뒤에 방진복 착용을 한 뒤 노동자를 투입해야 했다. 그러나 원청인 LG화학은 이런 안전조치를 무시했다.
여수건설노조는 “노조에서 수 차례에 걸쳐 노동부와 회사측에 실질적인 안전예방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촉구했으나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LG화학은 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이 뻔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이를 못본체 했을 뿐만아니라 알면서도 방기했다. LG화학과 노동부 둘 다 황영환씨를 죽인 공범들이다.
게다가 LG화학은 사고은폐를 시도하기까지 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회사측은 안전조치를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밸브를 해체하고 가스배출구를 열어놓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한 것처럼 꾸몄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작업하기 전에 산소와 가스농도측정을 한 결과 제로(0)로 나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가”라고 항의한다. LG화학은 이런 비열한 속임수를 위해 시신을 50분간 방치했다.
여수산단 산재사고의 희생자 대부분은 비정규직 노동자다. 화학공장의 특성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원청 회사의 안전조치 미흡과 하청업체의 공기단축에 의한 대가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으로 치르고 있다.
여수산단 정비보수기간이 3월부터 본격 시작되었다. 그러나 해마다 있는 안전점검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고 있다.
여수시가 발표한 여수산단 산재사고 현황에 따르면 1971년부터 2001년까지 88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20여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를 달라.” 일하던 중 언제 죽을지 몰라 불안한 노동자들의 처참한 요구다.
LG화학과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생명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어도 황영환씨가 오늘을 살 수 있었다.
형식적인 점검은 집어치고 노동조합과 함께 실질적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하라.
황영환씨를 죽인 책임자를 처벌하라!
우리의 요구
1. LG화학 경영진을 엄중 처벌하라!
2. 여수산단을 비롯한 동부지구 전체사업장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즉각 실시하라!
3. 노동조합과 함께 철저히 조사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4. 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하라!
2003년 3월 18일
노동건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