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노동자 시민의 안전을 위한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철도 노동자들이 4월 20일 파업을 예고했다.
사람의 생명이 기업의 수익성 보다 비할 바 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그들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은 같다.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국익”을 운운하며 헌법도 무시하고 학살전쟁에 젊은이들을 파병하는 전쟁범죄자들이 철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두고 “불법파업”이라며 역겨운 소리를 내뱉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은 2001년 34명, 2002년 22명, 올해 들어 벌써 12명의 동료를 땅에 묻었다. 철도의 산업 재해 사망률은 일반 작업장 평균치의 세 배를 넘는다.
정작 범법자들은 매년 20명 넘게 철도 노동자들을 죽이는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와 철도청의 관료들이다.
1인 승무 철회하고 현장 인력 충원하라!
4월 14일 철도 노동자 조달수 씨가 과로로 사망했다. 1인 승무와 인력 부족이 자아낸 과도한 노동강도 때문이다. 고인은 최근 석달 동안 5일을 쉬었을 뿐이다.
고인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철도 노동자들이 인력 부족으로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만 봐도 1인 승무는 철회되고 인력은 확충돼야 한다. 돌발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현장 인력이 충분했다면 사고의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외주용역화 중단하라!
철도청 관료들은 공식 석상에서조차 “죽는 일은 외주화 하자”고 잔인하게 말한다.
정부와 철도청은 선로보수와 차량정비 업무에 외주용역을 확대하고 있다.
2월 15일 신태인 역에서 선로보수 중인 하청 노동자 7명이 열차에 치여 죽었다. 열차감시원도 배치되지 않았고 통신장비도 지급되지 않아 참변을 당한 것이다. 외주용역화는 이런 사고를 더욱 일반적인 것으로 만들 것이다.
한편 선로와 차량의 작은 결함도 대형 사고를 부를 수 있다. 따라서 숙련공이 필요하지만 용역화는 숙련 노동을 보장할 수 없다. 게다가 공사기간에 쫓기는 하청업체는 보수를 꼼꼼하게 하지 않는다.
외주용역화는 노동자들을 죽이고 있으며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해고자 복직 이행하라!
정부와 철도청은 작년에 77명의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다. 노무현 또한 민주당 노동위원장으로 있을 때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손배 가압류 철회하라!
철도청은 철도 노조가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하기 불과 5일전에 64억원에 이르는 조합비와 79명의 개인 월급 가압류를 신청했다. 작년 파업 당시 15억원을 합치면 80억원에 이르는 조합비 가압류를 신청한 것이다.
철도청은 합법적인 노조 활동에 대한 비열한 탄압을 중단하고 가압류를 철회하라.
철도 사유화 철회하라!
이윤 논리에 따르는 철도 사유화는 철도에서 벌어지는 모든 폐해의 원인이다.
1996년 철도 사유화 이후 영국 철도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과 노동강도 강화에 시달려야 했고, 인력은 2만 명이나 감축됐다. 사기업이 된 영국 철도가 안전에는 신경쓰지 않아 철도 이용자 수십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 철도도 사기업화가 추진되기 시작한 1996년부터 지금까지 7000명 넘게 인원이 감축됐고 노동조건은 형편없이 나빠져서 과로와 사고로 철도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것은 승객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현재 정부와 철도청은 운영과 시설을 분리하며 사유화를 추진하려 한다.
우리는 정부와 철도청의 시장 우선순위에 반대한다.
우리는 이윤 논리에 의해 철도가 광란의 질주를 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철도 노동자들이 승리할 때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도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철도 노동자들의 분노가 총파업으로 일어나는 4월 20일,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철도 노동자들과 연대할 것이다.
4월 18일
노동자시민의 안전을 위해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단체들
(건강한노동세상 / 경기남부산업안전보건연구회 / 노동건강연대 / 대구산업보건연구회 /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 민중의료연합 /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 산재노동자협의회(울산) /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