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의 포스코 건설 노동자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한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폐지, 토요일을 유급휴무로 하는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8일 넘게 포스코 본사에서 농성을 계속해온 건설 노동자 2천여 명이 21일 새벽 자진 해산함으로써 포스코 점거 농성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 농성은 건설업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또한 정부는 건설 노동자들의 요구를 듣고 이의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이들을 치안 사범으로 몰아 강경 진압으로 일관함으로서 문제해결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더욱이 강경진압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폭력과 최소한의 기준조차 지키지 못한 비인간적인 조치들은 현 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부의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진압작전은 모든 문명사회에서 지켜지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지키지 않았다. 정부는 현행법의 불완전함에 대한 고려없이 무조건 ‘합법보장 불법필벌’을 내세우며 건설 노동자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며 강경 진압만을 고집하였다. 그리고 그 진압작전을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경찰은 또 한번의 폭력으로 한사람의 노동자를 사경에 헤메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 정부에 들어서만 몇번째 사건인가? 현 정부는 또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도적인 조치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 중 많은 수가 당뇨와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최소한의 의약품 반입마저 가로막았다. 이러한 의약품 반입 금지조치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 경찰은 경찰은 음식과 기초생필품만이라도 넣어 달라는 가족들의 애타는 요구를 무시하였고 단전, 단수조치를 취하였다. 수차례에 걸친 의료진의 방문시도는 처음부터 차단되었다.
우리는 현 정부의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한 태도 또한 무책임한 대응이었다고 판단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건설업에 횡행하고 있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문제와 건설 노동자 고용 및 노동조건에 대한 책임 혼란이다. 포스코는 법적 사용업체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전문건설업체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요구한다고 뒤로 물러서는 와중에 건설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는 비현실적이고 불법적인 요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정부는 고용관계와 상관없는 포스코를 점거한 것이 불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궁극적으로 상대하여야할 대상이 포스코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 사실이다. 포스코가 건설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관련된 다양한 결정을 내리는 ‘실질적 사업주’이기 때문이다. 이는 현행법의 맹점이고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사업주가 여러 가지 책임으로부터는 면제되고 있는 현행법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할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그 결과가 ‘불법’ 농성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만을 두고 비인간적인 강경진압을 진행하였다. 사건의 원인은 놓아둔채 그 결과만을 바라보는 현 정부에 대한 절망감을 우리는 숨길 수 없다.
우리는 또한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노조활동과 파업을 무력화하고 파업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든 당사자는 바로 포스코 자신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포항지역건설노조가 합법적인 파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자신들의 통근버스를 이용하여 불법 대체 노동자를 투입하였고, 이것이 점거 농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포스코는 하청업체와 단체협약을 통해 확보한 노조활동보장과 산업안전교육 등을 여러 가지 편법을 동원한 행위로 막아왔다. 포스코 본사 점거 이전에 온갖 불법적 행위를 통하여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한 것은 포스코가 먼저다.
우리는 현정부와 포스코측의 비인간적이고 무책임한 진압과 대응을 규탄한다. 또한 우리는 앞으로 진행될 건설노동자들의 현 사태에 대한 대응과 그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 함께 할것임을 밝힌다.
2006. 7. 21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