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사태의 조속하고 올바른 해결을 촉구한다.
– 정부와 연세의료원은 연세의료원 노동자들의 병원의 공공성 강화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
연세의료원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지 이미 17일째가 되었다. 연세의료원측은 노동조합측의 주된 요구가 다인실병실 확대, 간호인력확충,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연세의료원의 환자를 위한 병원으로서의 위상 강화 등이었음에도 이러한 요구는 협상의제가 아니라고 거부한 채 오직 임금인상만으로 그 협상범위를 한정하였고 이것이 협상결렬의 주된 이유가 되었다. 결국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가 회부되었으나 이 중재안도 노조측의 주요요구를 제외한 채 임금문제만을 다루어 노동조합이 이를 다시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파업이 장기화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연세의료원측이 노동조합측의 다인실병실 확대요구, 비정규직 정규직화, 간호인력 확충 등 환자복리와 환자를 위한 병원의 서비스질 제고를 위한 요구에 성실히 응하고 병원의 환자를 위한 서비tm 개선노력에 힘을 쏟는 것이 문제해결의 가장 중요한 지름길이라고 본다.
첫째 연세의료원은 병원측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현재 법적 요구기준인 50%를 조금 넘는 58% 정도의 다인실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선택진료비와 6인실 이상의 병실료가 환자 본인부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다인실병실 80% 확대요구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당한 요구이다. 더욱이 노동조합측의 요구가 새로 개원할 암센터 등의 다인실병실 비율확대를 그 주요요구로 하고 있음을 볼 때 연세의료원측의 협상의제가 아니라는 식의 대응은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고통을 받는 암환자들을 외면하는 행위일 뿐이다.
둘째 간호인력확충 또한 서비스질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이고 연세의료원이 이를 외면하는 것 또한 납득하기 힘들다. 연세의료원은 최근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의 인증을 받은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등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가 국내외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자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연세의료원은 간호인력 150여명을 충원하지 않아 간호인력에 대한 국내등급평가에서 2등급에 머물고 있다. 노동조합의 인력확충요구에 대한 연세의료원측의 교섭의제가 아니라는 대응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셋째 연세의료원은 직접 고용한 5500명 직원 중 약 900명의 비정규직으로 직접 고용 비정규직 비율이 16.4%이다. 이 뿐만 아니라 연세의료원은 병원의 필수업무인 식당업무를 병원을 신축하면서 외주화하였다. 항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과 파견직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병원의 서비스질을 떨어뜨린다.
연세의료원측은 작년 한해 진료실적으로 재작년에 비해 12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더 거두었다. 연세의료원측은 이 중의 일부라도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환자들의 복리와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에 쓰는 것이 옳다. 정부의 중재안 또한 연세의료원 노동조합의 환자복리를 위한 요구를 사실상 완전히 무시한 중재안이다. 정부는 이러한 중재안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해야만 한다. 연세의료원은 해외환자유치를 위해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의 병원인증을 받는다거나, 경제자유구역에 뉴욕장로교병원과 합작하여 건강보험적용도 안되는 초호화판 영리병원을 합작 설립하는 이윤추구행위보다는 진정으로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의 향상과 환자부담경감부터 먼저 생각하여야 한다.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귀족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라든가 ‘경영권과 인사권의 간섭’으로 호도하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길이 아니다. 환자를 위한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 노동조합의 인력확충, 비정규직 축소, 다인실병실확대 요구와 같은 환자들을 위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연세의료원 파업사태 해결의 길임을 정부와 연세의료원측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연세의료원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고 신속히 해결되어 환자들이 더 이상 불편을 겪지 않게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 해결의 방향은 국제병원평가위원회 인증과 같은 명망의 추구나, 영리병원합작설립과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리는 행위가 아니다. 당장 실질적으로 지금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연세의료원사태의 해결은 연세의료원이 환자를 위한 병원으로 거듭나는 방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끝)
2007.7.27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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