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집단산재사망 초래, 대규모 산재은폐,
노동자탄압 기업 한국타이어를 규탄한다.
– 정부는 한국타이어 집단사망사태 및 에이에스에이 문제해결에 즉각 나서야 한다 –
2006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여에 걸쳐 1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한국 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사태는 한국타이어 경영진의 책임인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매우 미흡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11월 28일 역학조사 중간결과만으로도 이 사건이 ‘집단발병’에 해당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조사도 집단발병사태가 한국타이어의 노동조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최근 대전지방노동청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최근 3년 동안 공장과 연구소에서 발생한 183건의 산업재해를 은폐해 왔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도 1천 394건이다. 노동자집단 사망사태는 한국타이어의 은폐된 수많은 산업재해 중 노동자가 사망함으로서 알려진 빙산의 일각이었던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주)에이에스에이(ASA) 사태는 한국타이어가 노동안전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권리를 인정함에 있어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가진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주)에이에스에이(ASA)는 한국타이어가 100% 투자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국타이어 계열사이다. 이 회사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교섭자체를 거부하는 상식이하의 작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된 직접적 계기는 3년간의 임금동결도 모자라 올해 상여금 400%를 삭감한 것이었다. 이 공장의 노동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기본적인 환기장치나 안전장치도 미비한 것은 물론 원가절감을 이유로 장갑이나 분진마스크, 작업복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열악함에도 에이에스에이 사측은 노동조합의 교섭에 성실히 응하기는커녕 노조간부들에게 8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등 노동조합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상식 밖의 행위를 계속하였고 결국 에이에스에이는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아예 직장폐쇄를 해버리고 말았다. 현재 에이에스에이 경영진이 되풀이 하는 말은 자신들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며 한국타이어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말뿐이다. 한국타이어측의 비상식적인 행위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뿐만 아니라 자회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한국타이어의 이러한 행위들이 버젓이 벌어졌고 또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사망했음에도 한국타이어측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는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이명박씨의 사돈이라는 ‘든든한 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가? 우리는 정부와 한국타이어 경영진에게 한국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태에 대한 공정한 조사가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유가족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과 현장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만 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나 을지대병원 연구팀의 조사결과도 노동자들의 사망이 업무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두 조사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 현장노동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조사는 평소의 노동강도와 작업환경에 대한 현장조사가 아니라 유해물질이 치워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조사이고 노동강도 또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상태에서 이루어진 조사였다. 또한 업무관련성이나 작업환경을 측정함에 있어 필수적인 회사측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의 노동자들의 증언과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현재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일한 적이 있었던 모든 노동자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정부는 한국타이어 경영진을 처벌하고 집단사망사태를 초래한 산업재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2006년에만 4명의 노동자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았다. 정부는 2007년 들어 3명의 노동자가 더 죽고 유족들의 요구가 거세어지자 그때서야 늑장 대응을 했으며 그조차 형식적인 특별근로감독을 하는데 그쳤다. 지금까지 밝혀진 일부 사안들만 보더라도 한국타이어 경영진의 무책임과 과실은 명백하다. 정부는 노동자를 집단 사망에 이르게 한 한국타이어 경영진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집단사망이 발생한 노동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산재재발방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노동자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극단적인 노동강도와 작업장의 유해물질 문제 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타이어 공장은 노동공정상 건강과 안전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노동자 건강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공장이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경영진은 이러한 노동공정에 대해 주의 의무를 다하기는커녕 ‘무재해 인센티브제’등을 통해 문제를 은폐하는 경영을 해왔다. 정부는 이러한 한국타이어 경영진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 처벌하고 다시는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산재재발 방지책을 한국타이어측에 강제해야만 한다.
셋째 집단사망 사태의 피해자인 노동자들의 산재인정과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타이어측은 노동자 유가족들의 산재인정과 보상에 대해 지금까지 경악스러운 대응만을 일삼았다. 유가족들과의 면담조차 단 한번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져왔으며 유족들의 가족 상황을 파악하여 약점을 잡으려 하는 등의 상식 밖의 대응만을 보여주었다. 노동자들을 떼죽음에 몰아넣은 회사가 해야 할 일이 유가족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인가? 한국타이어가 해야 할 일은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이며 산재승인에 대한 협조 및 보상이다.
넷째 우리는 한국타이어가 에이에스에이 사태에서 보이고 있는 노동자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노동조합결성은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헝가리에서도 노동조합을 결성한 노동자들을 탄압하여 국제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국제화학노조에서 이 문제가 정식으로 논의되었고 헝가리에서 한국타이어는 노동탄압 기업으로 비난받고 있다. 우리는 한국타이어에게 기준 이상의 도덕적인 경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한국타이어에게 상식과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한국의 (주)에이에스에이와 헝가리의 자회사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노동자들의 합법적 권리를 존중하고 당장 노동조합과 정상적 교섭에 응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타이어와 그 자회사인 (주) 에이에스에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사태들이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들의 목숨과 권리가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한국타이어측은 예방할 수 있는 사망을 막지 못했음에도 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정부는 지금껏 이러한 범죄 행위를 바로잡지 못하였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타이어와 에이에스에이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는 짓밟히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사돈 기업이라는 든든한 배경만 있으면 노동자들의 목숨과 권리는 무시되어도 된다는 것인가? 우리는 한국타이어 경영진을 규탄하며 한국타이어 경영진이 최소한의 상식을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정부는 더 이상 문제해결을 미루지 말고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 노동, 시민, 사회단체들은 한국타이어의 노동자들, 그리고 유가족들과 함께 한국타이어 사태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7.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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