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정부 역학 조사 중간결과 발표에 따른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2008. 1. 10(목)
참여연대 강당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참여연대 한국타이어노동자사망유족대책위자문의사단
– 기자회견자료는 붙임 파일 참조
[기자회견문]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조사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라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 1월 8일 역학조사 결과 중간발표를 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에게 심장질환이 잘 생기고 그로 인해 사망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 중간 결과 발표의 요지이다.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내용은 피상적이고 방식은 무책임한 것이었다. 연구원은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 인구보다 5.6배나 높고, 협심증 유병률도 2.6배나 높은 것으로 밝혔다. 그런데도 그 원인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분명히 많이 죽은 것은 맞는데 그 원인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오직 유일하게 밝힌 것은 그간 문제가 되었던 유기용제 등 물리 화학적 작업 환경 요인이 기여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조차 작업 환경 평가 방식의 한계 때문에 의혹을 사고 있다. 이미 다 깨끗하게 청소된 작업환경을 평가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정작 질병 발생에 영향을 끼친 작업환경은 과거의 환경인데 현재의 환경을 평가한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심장질환과는 별개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암 발생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았다.
피상적이고 무책임한 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원인 규명 작업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충분한 설명 없이 던져진 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마치 노동자 사망 원인이 공장의 작업요인과 관련 없다는 결론이 난 것처럼 사회 여론이 형성되었다. 조사팀은 자신들의 조사 결론은 그러한 것이 아니라고 뒤늦게 설명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결론이 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조사팀이 이러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면 순진한 것이고, 예측하고서도 이러한 발표를 했다면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역학조사가 몇 가지 이유로 인해 공정하고 과학적인 조사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회사의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과거의 작업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동자들의 증언 등이 배제된 채 진행된 역학조사 결과는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그러므로 한계가 많은 이번 역학조사 결과로 한국타이어 문제를 종결하려 하면 안된다. 정부는 이번 역학조사로는 집단사망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유족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정한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하여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의 사돈 기업이라는 것 때문에 문제를 서둘러 덮으려 한다면 문제를 더욱 키우는 것이 될 것이다. 언제 또다른 노동자들이 죽어갈 지 모른다.
2008. 1. 10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참여연대 한국타이어노동자사망유족대책위자문의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