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파탄 민중전가 건강보험료 인상 반대한다!!
2001년 내내 악령처럼 떠돌던 건강보험 재정적자의 부담을 결국 국민 개개인의 주머니 털기로 결정하는 것을 적극 반대한다. 올 연초 재정적자의 원인을 밝혀내면서 살펴보았듯이 회기년도 초반에 재정적자의 위기를 가져온 것은 부당한 수가인상으로 인한 진료비 앙등이 그 첫째 요인이다. 또한 의약품 가격의 현실화를 이루지 못하고 각 제약회사들의 연말결산 분위기를 축제의 분위기로 만들만큼 실질적인 약가인하를 유도하지 못한 것이 그 두 번째 이다.
지난 해 2000년 정부, 의료공급자, 시민단체 및 노동자 농민단체로 구성된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는 이러한 근본적인 재정문제를 해결하고자 수가산정의 근거가 되는 병·의원의 경영 투명성 확보 대책과 과도한 이윤이 형성된 의약품의 가격을 적극적으로 인하할 것, 환자의 알 권리 확보방안, 본인부담금 인하, 보험급여 확대, 국고지원 50% 확대 등을 포함하여 근본적인 수가제도 개편방안 등 28개 항목을 정부에 제시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월 건강보험 재정위기 공개 이 후 두 차례에 걸친 재정대책안을 내세우면서 재정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은 안중에도 없었다. 도리어 병·의원과 약국 이용 시 정액 기준 3200원의 본인부담금을 4500원으로 40% 인상하고 보험급여 대상을 아예 급여에서 제외하는 등 재정운영위원회가 제시한 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무시하거나 아예 정반대의 행보를 계속 해왔다. 따라서 2002년도 보험료 결정을 앞둔 이 시점까지 재정운영위원회는 약가와 수가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급여지출을 산출할 만한 어떤 자료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우리는 2000년 연말 재정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재정적자가 빌미가 되어 건강보험 본래기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의 기본이념을 되찾아 가는 방법으로 운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본인부담금 없는 진료환경. 거액의 비급여없는 진료환경. 의사 약사의 돈창고로 전락한 건강보험의 제기능 찾기. 의사 약사의 목소리에 휘둘리는 수가제도가 아닌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수가제도로의 전환.
또한 건강보험의 재정적자를 이유로 민간의료보험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어불성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이 가지고 있는 소득재분배의 원칙에 입각한 균등한 의료환경을 조성해야할 국가가 자기 책임을 민간자본에 떠넘기려는 수작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열악한 국가의료보험 정책이 빚어낸 민간보험의 도입으로 많은 국민이 고통에 신음하는 나라의 돌이킬 수 없는 실정을 보아왔다. 이러한 민간의료보험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며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민간의료보험 정책 수립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만이 오히려 만성적인 재정적자의 위기를 탈출할 절호의 기회이다. 적자를 핑계로 건강보험의 역할이 자꾸 축소된다면 어느 국민이 보험료 인상을 받아들일 것인가.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보험료 인상은 결국 의사 약사 제약회사의 거대한 마진으로 들어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건강보험의 근본적 개혁만이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진정으로 해결하는 길이라 믿으며 정부가 재정적자를 엉뚱한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당장 2000년 재정운영위원회의 결의사항부터 지켜야한다. 이러한 노력없이 보험료 인상만을 시도한다면 이는 국민의 엄중한 저항에 부딪히리라는 점을 경고하면서 우리의 결의를 밝힌다.
우리의 주장
– 건강보험료 인상 전에 재정운영위 결의사항을 즉각 이행하라.
–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국민에게 전가시키는 9% 보험료 인상안을 즉각 철회하라.
– 국고지원 50% 확충하고 본인부담금 인하하라.
– 부당수가 인상 원상회복하고 약가 거품 제거하라.
– 민간의보도입 중지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하라
2001년 12월 11일
민간의보저지와 건강보험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건강연대/기독청년의료인회/노동건강연대/노동자의힘/민주노동당/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중복지연대/서울DPI/서울YMCA/사회당/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인권운동사랑방/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전국사회보험노조/전국장애인총연맹/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정신개혁시민협의회/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참여연대/전국빈민연합/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참가단체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