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노동자사망사고 최다사업장 명단발표 기자회견자료

– 가장 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최악의 기업’증서 수여식 및 산업재해 사망사고 사진전-

일시 : 2006. 4. 26
장소 : 서울역광장
주최 :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동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기자회견 순서 

 

사회 : 권영준 (노동건강연대 사무처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공동캠페인단 및 참석자 소개

  1.  <발언1> 인사말 : 세계산재사망추모의 날과 산재사망의 심각성 – 매일노동뉴스 황원래 대표
  2. <발언2> ‘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명단발표’의 배경과 의미 – 민주노동당 이해삼 최고위원
  3. <발언3> 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명단발표 – 민주노총 김지희 부위원장
  4. <발언4> 공동선언문 낭독 – 한국노총 장대익부위원장
  5. ‘최악의기업’증서 전달식 – GS건설 본사에 전달
  6. 폐회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날과 산재사망의 심각성 

 

1.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날(The International Commemoration Day for Dead and Injured Workers) 이란?

 

○ 1996년 4월 28일, 미국 뉴욕의 유엔회의장 앞에서 각국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산재사망 노동자들을 위한 촛불 집회를 개최한 이후, 산재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전지구적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기 위해 매년 공동의 행사를 기획하게 된 추모의 날

 

○ 1996년 첫 행사가 개최된 이후,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이 날을 공식적인 추모의 날로 제정하여, 현재에는 110개국 이상에서 10,000건 이상의 다양한 직접 행동과 행사가 진행되는 공동 행동의 날이 되었음

– 13개국에서는 국가가 지정한 공식적인 기념일이 되었음(아르헨티나, 벨기에, 버뮤다, 캐나다,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룩셈부르크, 파나마, 페루,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대만)

 

○ 이 날은 죽은 자를 기억할(Remember the Dead)뿐 아니라, 산 자를 위해 투쟁(Fight for the Living)하는 결의를 다지는 날로서, 전세계 노동자의 생명의 존엄성을 재확인하는 의미를 담고 있음

 

2. 전세계적 수준에서의 산재사망의 심각성

   – ILO의 2005년 추정 통계를 중심으로

 

○ 매년 전세계적으로 22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사고나 직업성질환으로 인하여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됨

– 이를 1일당 산재사망수로 환산하면, 하루에 5,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가고 있는 것임

 

○ 전세계 GDP의 4%(1조 3천억 달러, 1,235조 원)가 산재와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음

 

3. 한국의 산재사망 현황과 문제점

 

○ 노동부 통계에 의한 산재사망자수

연도별 ’99년 ’00년 ’01년 ’02년 ’03년 ’04년 ’05년
사망자수(명) 2,291 2,528 2,748 2,605 2,923 2,825 2,493

• 하루에 7명꼴로 산재사망이 발생하고 있음

• 그러나, 이 통계에는 산재보험 급여를 받은 산재사망자수만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은 산재사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함

– 산재보험 급여 자료에 의한 산재사망수에는 산재보험 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산재사망(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노동자의 산재사망, 사업주에 의해 은폐된 산재사망 등), 직업성 암, 직업성 호흡기질환 등 유해물질에 의한 장기 영향으로 인한 산재사망자수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임

 

○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추정한 각국의 산재사고사망 노동자수 비교(2001년 자료 기준)

 

• ILO에서 경제활동인구 10만 명당 산재사고 사망자수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0만 명당 10명꼴로 선진국의 3배 수준임

 

 

○ ILO가 발표한 노동안전지수에 의한 한국의 노동안전보건 수준

– 자료 출처 : Economic Security for a Better World. ILO. 2004

 

순위 국가 노동안전지수
1 룩셈부르크 0.944
2 노르웨이 0.94
3 스웨덴 0.938
4 핀란드 0.931
5 덴마크 0.902
••

••

••

41 루마니아 0.59
42 에쿠아도르 0.582
43 불가리아 0.572
44 카자흐스탄 0.571
45 우크라이나 0.569
46 키르기즈스탄 0.568
47 한국 0.559

 

• 각 국의 산재발생수, 노동안전보건 관련 예산, 법제도 등을 고려하여 평가한 노동안전보건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1점 만점에 0.559점을 받아 동유럽, 중앙아시가 국가보다 못한 47위 수준에 머물렀음

 

○ 한국의 산재사망과 예방대책의 문제점

1. 건설업과 제조업의 추락, 협착 등 재래형 사고 사망의 비율이 높음

– 예방가능한 재래형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함(출처 : 노동부, 사망재해 예방대책, 2005)

 

2. 사망재해의 심각성에 비하여 사업주에 대한 처벌 수준이 미약함(자료 출처 : 내일신문 2006년 3월 31일자 기사)

 

○ 검찰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정식 재판을 청구한 경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9명에 불과함

 

○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검찰 기소를 거쳐 유기징역 이상의 실형을 받은 사람은 12명에 불과함

 

○ 대부분이 가벼운 벌금형을 받았고,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된 예가 많음

 

○ 실형을 받는 당사자도 기업의 고위 임원이나 사업주가 아닌, 현장소장이나 안전관리자인 경우가 대다수임

 

‘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명단발표’의 배경과 의미 

 
 

1. 산재 예방에 대한 사업주의 의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노동자의 권리

 

○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 증진하도록 하여야 함

 

○ 사업주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공간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제반 조건을 제공할 의무가 있고, 노동자는 사업주에게 그러한 노동 조건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

 

2. 대다수의 산재사망은 예방 가능한 것임

 

○ 영국의 국가기관인 보건안전청(Health and Safety Executive)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산재사망 중 적어도 70% 이상이 사업주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인한 것이기에, 대다수의 산재사망이 사업주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예방 가능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음

 

○ 선진국인 영국에서조차 모든 산재사망 중 적어도 70% 이상이 사업주의 과실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한국의 산재사망은 거의 모두 기업의 태만과 무책임함으로 인한 ‘인재’라고 할 수 있음

 

3.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산재사망

 

○ 최근 한국의 대기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에 반해, 노동자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함

 

○ 그런데, 유럽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주요 요소로서 노동안전보건 수준을 거론하고 있음

– 노동자에게 얼마나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조건을 제공하고 있는지가 기업의 윤리성을 평가하는 핵심적 지표로 등장하고 있음

 

○ 자신이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를 죽음의 자리로 내모는 기업은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금의 액수와 상관 없이 결코 윤리적 기업이라고 할 수 없음

 

4. 왜 살인기업인가?

 

○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나라에서는 산재사망의 심각성에 비해 산재사망을 방치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미약한 현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기업의 과실에 의한 산재사망을 기업 살인(Corporate Killing)으로 명명하여 이에 대한 처벌을 강력하게 하는 법을 제정하거나 제정 준비 중에 있음

 

○ 1996년에 영국 정부의 법사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부는 산재사망을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새롭게 만들도록 권고하고 있음

– 첫째, 공공의 안녕에 영향을 끼치는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하여 기업에게 형법상의 과실치사죄를 적용할 필요가 대두되었다. 그런데 이 경우, 단지 일개 노동자 개인(안전관리자, 현장소장 등)에게만 모든 책임을 물어 처벌하고, 누가 보아도 책임을 면하기 힘들어 보이는 사업주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대중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 둘째, 매년 너무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공장과 건설 사업장의 사고로 죽어가고 있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예방 가능한 것이었다.

– 셋째, 영국법이 있은 이래로 기업이 형법상의 과실치사죄로 기소된 것은 단지 네 건 뿐이었고, 이 중 가장 최근의 예만이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그것은 그나마 ‘1인 기업’이었다.

 

○ 이들 나라에서 이미 제정되었거나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기업살인법(Corporate Killing Law)의 주요내용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필수적 요소를 이행하지 않아 노동자를 죽게 만든 기업주를 범죄자로 규정하여 구속 처벌’하는 것임

 

○ 그러므로 산재사망을 일으킨 기업을 ‘살인기업’으로 명명하는 것은 무리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기준(Global Standard)에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5. 왜 살인기업 명단을 공표하는가?

 

○ 외국에서 이루어진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산재사망을 줄이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산재사망을 일으킨 기업의 고위 임원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밝혀졌음

– 산재예방을 잘 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보다, 법을 어긴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이 산재예방에 더욱 효과적임이 밝혀져 있음

 

○ 산재예방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산재사망예방 정책이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더불어, 살인 기업 명단을 사회적으로 공표하여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이 되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이러한 조류를 반영하여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 제9조의 2에서도 산재발생 사업장의 명단과 재해건수, 그 순위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7대 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명단

1.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의 선정 근거

○ 노동부가 산재보험 자료를 근거로 집계한 2005년 사업장별 산재사망자수 자료를 바탕으로, 2005년 한 해 동안 3명 이상의 산재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을 산재사망다발 사업장으로 선정하였음

 

2. 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에 대한 고려사항

○ 산재보험 자료상 해당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자 수만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사내하청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사망을 원청에 귀속시킬 경우, 해당 사업장의 산재사망자수와 순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

○ 해당 사업장의 산재사망자수에는 사고 사망자와 더불어 직업성 뇌심혈관계질환 등의 직업성질환 사망자수도 포함되어 있음

 

3. 7대 노동자사망사고최다사업장명단

 

사업장 명 사망자수(명) 발생건수(건)
GS건설(주)※
(GS홈쇼핑물류센터신축공사)
9 1
현대중공업(주) 4 4
시온글러브 4 1
현대자동차(주)울산공장 3
두산중공업(주) 3 3
포스코 3 3
나움건설(주) (구,지행실업)

세교 청북 가압장 인입송수관 관 정리공사

3 1

※ GS홈쇼핑물류센터 신축공사 사고와 관련해서는, 현재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해 법정 공방중인데, 여기서는 노동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라 GS건설에 산재사망자수를 계상하였음

 

 

 

[공동선언문]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

살인 기업을 보다 강력히 처벌하라.

–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날을 앞두고 살인 기업 명단을 공표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220만 명, 하루에 5,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기업의 이윤 추구 행위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 이는 그 어느 전쟁에 의한 희생자수보다 많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처참한 현실에 대한 정당한 인식과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노동부의 공식 통계에 의한 것만도 매년 2500여 명, 하루에 7명 이상의 노동자가 기업의 무책임한 이윤 추구 행위 때문에 희생되고 있다. 그러나 이 통계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노동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산재사망자수를 포함한다면, 한국의 산재사망자수는 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국제노동기구는 추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재사고사망자수는 다른 선진국의 3배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고, 국제노동기구가 평가한 국가별 노동안전보건 수준으로는 겨우 세계 47위에 올라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을 앞두고 있고, GNP 규모로 세계 10위권인 OECD 가입국가 한국의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죽음이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이 토록 한국의 산재사망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산재사망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너무나 더디고 미미하다. 산재사망 예방을 위하여 투입되는 정부의 자원은 한정되어, 정부 행정에 의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산재사망 예방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알려진 노동조합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비슷한 산재사망을 일으키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 수준이 너무나 미미하여 일벌백계의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요 즘 한국의 대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들먹이며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지만, 정작 윤리적 기업이 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알려진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노동자를 죽음의 자리로 내몰면서 사회에 몇천 억을 기부하는 기업이 결코 윤리적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한 기업은 오히려 몇 푼의 기부금으로 노동자를 죽인 대가를 치르려는 비윤리적 기업일 뿐이다.

산재사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서구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사업주의 태만과 부주의로 노동자를 죽인 기업을 살인 기업으로 규정하여, 그 기업과 사업주를 엄격히 처벌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2005년 한 해 동안 산재사망이 다발한 사업장을 ‘살인 기업’으로 간주, 강력히 처벌할 것을 요구하며 그 명단을 발표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 산재사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고, 한국의 기업이 산재사망에 대한 책임 의식을 지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상습적으로 산재사망을 일으키는 기업의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제도를 마련하여,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2006. 4. 26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동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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