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먹고 살아야” vs “생명다루는 일, 공공성 필수”
[노컷뉴스 2005-05-26 11:46]
최근 정부가 의료기관 영리법인화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의료기관의 공익성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영난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병원들이 하나둘 늘고 있어 전면적 영리법인화에 따른 병원 노사 갈등의 심화가 우려된다. 병원이 공공기관의 성격을 벗고 일반 기업과 같이 경영 논리를 따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미 외국계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허용한 정부가 국내 병원 전체의 영리법인화 허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 위주의 병원 운영에 따른 문제점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인천 부평에 위치한 성모자애병원은 지난 2월 말 영양과 직원 25명을 외주 용역회사로 넘겨버렸다.
“적자로 구조조정 불가피” vs ” 국민 건강권 위협”
갈수록 악화되기만 하는 경영 상태가 원인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인력은 7백 명이 넘으면서 병상수는 380밖에 안 되기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 거의 5년 동안 129억 정도의 적자가 났다”고 말했다.
노사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환자 배식이 차질을 빚기도 했고 지난 17일 용역화가 결정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병원장의 의뢰로 접근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 일신기독병원과 울산 동강병원 등 전국의 중대형급 병원들이 경영상의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거나 논의중이다. 보건의료노동조합 측은 이에 대해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까지 경영논리가 파고든다면 의료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보건의료노조 홍명옥 부위원장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담보하는 병원이 돈벌이 논리에 맞춰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있는 것이고 국민 건강권 전체의 위협이 되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 라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의 전면적인 영리법인화가 이뤄질 경우 병원들의 구조조정이 더욱 탄력을 받게 돼 대규모 노사 갈등의 홍역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CBS사회부 김정훈기자 report@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