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시설투자에 또 다른 ‘시선’
우동환 기자 / 2008-03-20 19:35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라인공정 업그레이드에 1조 3천여 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는 공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 있다. 바로 노동부의 반도체 노동자 건강실태 조사를 지켜보고 있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진상규명 대책위 관계자들(이하 대책위)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가 반도체 라인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한 최소한의 보완투자이며 올해 안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들은 반도체 노동자 건강실태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반도체 라인을 개보수 할 경우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겠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노동부가 “조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추가조사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고 밝힌 상황에서, 그렇지 않아도 노동부의 조사를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지켜보는 대책위 측은 이 같은 반도체 라인 설비투자가 조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반도체 라인 설비투자로 현재 ‘백혈병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기흥 등의 반도체 공장의 환경이 변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라인공정에 보완투자를 진행하면 가장 노후 된 기흥공장의 라인에도 설비투자로 개보수가 진행될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됐던 ‘3라인’이 개보수로 변하게 되면 향후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서 노동부는 “아직 삼성 측으로부터 어떠한 내용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 현재 자료수집을 거의 마치고 산업안전공단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삼성이 어떤 식으로 보완투자를 진행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업체에서 시설을 변경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만약 시설이나 환경이 변하게 되면 향후 조사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설비업그레이드에 대해서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대응했다. 이번 투자는 말 그대로 최신으로 설비를 업그레이드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차원에서 계획하는 것으로, 모든 반도체 업체가 매년 해오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투자를 매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이런 투자를 노동부의 조사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세부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삼성반도체 관계자도 “이번 반도체 라인 업그레이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설비를 교체하는 것뿐이며, 지적한 기흥 공장 3라인은 보완투자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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