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지하철 ‘나 홀로 근무자’ 스트레스 높다
기사입력 2008-03-24 16:43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모두 함께 일하던 옛날과 달리 현대인들은 직업이 많이 세분화되고 개인화되면서 점차 혼자 일하는 직업과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혼자 일할 때의 외로움 등의 스트레스가 상당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

특히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 버스, 택시 운전자들은 장시간 계속 반복되는 운행으로 건강상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지하철 기관사가 생리적 현상을 보지 못하고 운행을 하던 중 급한 나머지 선로에서 볼일을 보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혼자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충고한다.

◇ 택시기사, 지하철기관사의 건강상 위해

대부분 택시기사는 장시간 운행을 하게 된다. 똑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서 차 안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운전 자체가 스트레스가 많은데다가 1일 2교대 운영을 하고 있어 말 그대로 12시간을 일하는 경우”라며 “같은 자세로 장시간 있으면서 육체적 피로와 혼자서 일한다는 고립으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택시 노동자 건강조사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 작업이 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 발병기전은 운전 시 혈압, 맥박, 부정맥, 심전도 및 혈중 코티졸의 변화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유발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또한 교대근무는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되며 생체 주기를 파괴해 대사, 호르몬 분비, 자율신경계 기능을 파괴. 수면부족이나 졸림 등으로 사고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것 이외에 관상동맥성 심장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심장 질환의 발생위험도는 교대 근무기간이 길수록 증가한다.

더군다나 운전 좌석의 불편함, 주행 시 진동의 수준, 운행 거리등이 주요한 근골격계질환인 요통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한림대성심병원 근골격계특수치료센터 오상용 교수는 “정상인도 똑같은 자세로 2시간이상을 유지하면 몸에 무리가 가는데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는 건강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며 “둔부와 하체근육이 약해져 허리지지력이 떨어지면서 허리 불안전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서있을 때는 충격이 흡수돼 완화가 되지만 장시간 운전을 하면 미세한 진동까지도 허리에 바로 전달돼 퇴행성변화를 만들고 회복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오상용 교수는 무릎이 구부려 있는 상태는 중력의 영향이 없어 체중은 가해지지 않으나 종아리나 허벅지 근육이 약해지면서 인대나 연골에 압박을 가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하철 기관사의 경우는 장시간 운행을 지하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이 파괴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화여대병원 가정의학과 신경원 교수는 “같은 자세로 무리하게 있을 경우 혈액순환과 근골격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지하철 기관사의 경우는 햇빛을 못 보는 것이 더욱 문제”라며 “유럽처럼 햇빛이 별로 없는 지역에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확률이 놓아 이에 대한 광선치료가 진행되는 것처럼 지하철 기관사도 햇빛을 보지 않는 직업상 우울증과 자살확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하철 투신자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정신적 공황상태가 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긴장상태가 항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지하철 개선노력, 개인도 동참

이런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기존 복지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대안들로 인한 개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메트로는 현재 지하철 승무원은 탑승 전 승무사무소에서 승무적합성 검사를 거쳐 설사병 등 위장장애, 감기약 복용 등으로 인한 졸음, 음주여부 등 이상시 사전에 체크를 해 승무를 제한하고 있으며 열차운행 중 갑작스런 생리현상 발생 시에도 종합관제센터나 승무사무소 등과 연락을 취해 승무원을 교체할 수 있었으나 이번 조치로 더욱 완벽하게 승무원들의 생리현상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생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동차 앞 뒤 운전실 398개소에 모두 비치하고 현재 열차회자지점 3곳에 설치돼 있는 승무원용 화장실도 6곳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만약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지하철 기관사에게 3일간의 특별휴가가 주어지며 일정기간 운행을 하지 않게 돼 있다. 특히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구축돼 있는 등 복지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

이에 일부에서는 밀폐된 공간속에서 혼자만이 고충을 해결한다고 생각했던 여론과 달리 실제로 장시간 운행해야 한다는 규정이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며 본인의 노력과 시간제한 등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본인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며 휴일이나 시간이 날 때 등산과 같은 야외활동으로 근육강화운동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며 바깥에 나가 햇볕을 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근육을 약화시키고 회복력을 지연시키는 원인인 담배, 술, 스트레스 등을 줄이도록 본인이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원나래 기자 wing@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