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봉 증권노동자 정신건강 ‘빨간불’
장시간 노동과 구조조정 불안으로 업무스트레스 높아
매일노동뉴스 박인희 기자 08-03-27
증권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10시간, 일주일 45.8시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노조가 26일 발표한 ‘증권노동자 노동조건 및 건강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노동자들은 이같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전체 응답자 증 55.7%가 평소 자기업무가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7월과 8월 증권노조 조합원과 소속 사업장 노동자 1천3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노동강도를 강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인 756명이 약정강요와 캠페인 강요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성과를 부추기는 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와 1인 업무다중화, 인원부족을 지적했다.
반면 근무시간 중 일손을 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의 비율은 전체 노동시간 중 18%에 머물렀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분야 노동자 1천3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근무 중 여유시간(평균 38.1%)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증권노동자들의 정신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응답자의 41%가 우울상태이며 중증도 이상의 우울 상태에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들도 18.5%에 달했다. 우울증이 가장 심각한 직무는 콜센터였고, 이중 9.1%가 심한 우울증에 해당했다.
최근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교보증권지부의 경우 8.6%가 심각한 우울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고연봉자인 증권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상시적인 구조조정 불안으로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자본시장통합법과 금융지주법 시행으로 증권노동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