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산재공화국인가
–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재해율은 전년대비 16.9%증가했고, 산업재해자수는 15.9%증가한 94,924명, 사망자수는 12.2%증가한 2,923명이다.
매일같이 8명의 노동자가 노동현장서 목숨을 잃었으며, 263명의 노동자가 재해를 당하고 있는, 마치 전쟁터와 같은 끔찍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부의 산업재해 통계수치는 산재보상 통계 수준에 불과할 뿐, 실제 산업현장에서 산재은폐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당수의 노동자를 포함하면 정부가 발표한 산업재해율 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사태가 이지경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 커녕 기업 경영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경영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각종 안전보건규제들을 폐지하여 산재사망 및 산업재해를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노총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무시한채 오로지 성장제일주의, 이윤추구만을 추구하는 탐욕스런 자본과 정부의 신자유주의정책에 반대한다. OECD 가입국가이며 GNP 2만달러를 외쳐대는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국형 산재사고가 버젓이 발생되고 있는 현실은 대단히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노동현장에서의 산재사고는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한가정의 소중한 행복을 파괴한다. 따라서 산재사고의 방치는 반인권적, 반사회적, 반인륜적 범죄인 것이다.
정부는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산재예방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폐지된 각종 안전보건규제들을 복원하고 ▲산재은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며 ▲산재사망 사업주를 구속하고 사업주의 안전보건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사태를 방치한다면, 한국노총과 1천만 노동자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경고한다. 한국노총은 1천만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권 확보를 위하여 지속적이고 힘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04년 4월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