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STX조선, 사망사고 잇따라 발생

오마이뉴스 04.05.08
윤성효(cjnews) 기자

경남 진해 STX조선소에서 5일과 7일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7일 저녁 8시45분경 조선소 내에서 4만5000톤급 유조선 물탱크 도장작업 현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작업하던 이아무개(43. 진해)씨가 사망하고, 민아무개(44. 마산)씨는 기도화상을 입고 진해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폭발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건조중인 물탱크 내 방청도장 작업 도중 유증기가 다른 물체에 옮겨 붙으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이날인 5일에도 조선소 내 데크하우스 조립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10분경 배 선실 부위를 용접하는 과정에서 사내하청업체 소속 김아무개(27)씨가 압착사했다. 용접공 김씨는 용접 위치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용접한 다른 한쪽 벽면이 떨어져 나가면서 깔려 사망한 것이다.

이날 사고를 당한 김씨는 5살과 4살의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어린이날에도 일하러 나갔다가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도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해 4월 관리직 사원 이아무개(32)씨가 건조 중인 선박도장검사를 위해 철제 계단을 오르다 추락사하기도 했다. 사망사고가 계속되자 이 사업장은 노동부로부터 산업안전 등에 관한 특별감독을 받아오던 중에 있었다.

전국금속산업노조연맹(위원장 백순환)과 STX노조(위원장 윤정일)는 회사의 무리한 작업 강행이 사망사고를 갖고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STX노조 한 관계자는 “7일 저녁에 발생한 사고만 해도, 도장과 화기작업을 분리해야 하는데도 작업공정을 맞추기 위해 야간에 그것도 동시에 작업을 했다”면서 “이번 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을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한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속산업연맹은 성명을 내고 “조선소는 사고다발 작업인 만큼 2인 1조 작업을 하고, 안전시설을 제대로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업주들이 1인 1작업을 권하고 있다”면서 “5일 김아무개씨가 혼자서 일을 하다가, 더구나 시간단축 등을 이유로 크레인 장치를 가동하지 않은 채 보강재로만 버티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 설명했다.

금속산업연맹과 STX노조는 긴급 산업안전위원회를 열어 사고 재발방지대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기업주가 안전보건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작업을 시키고, ▲조선소 내 엄청난 비정규직 확대도 사고의 한 원인이라 지적했다.

STX조선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 450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정규직 869명과 비정규직 31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연이은 사고 발생에 대해, 8일 STX조선 회사측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8일 STX조선 전 사업장에 대해 작업 중단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