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우편물 배달 집배원들 돌연사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총선 우편물 집중 소통기간이었던 최근 일주일 사이 두 명의 집배원이 돌연사했다. 과도한 업무 부담과 장시간 노동이 부른 안타까운 죽음이다.
9일 체신노조 등에 따르면 장아무개(44) 집배원은 지난 5일 아침 공주시 유구우체국 3층 관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는 숨지기 전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선거 우편물 분류 작업을 벌인 뒤, 다음날 아침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던 우체국 관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들의 반대로 부검이 진행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동료 집배원들은 “틀림없는 과로사”라고 입을 모은다. 장씨에게 외상이 없고, 관서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다는 점이 동료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씨의 가족들도 건강보험관리공단의 개인건강정보를 근거로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전에는 집배원 박아무개(46)씨가 광주광역시 양산동 자택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박씨는 곧장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박씨의 가족들은 “요즘들어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우체국 집배원들은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우편물 분류작업과 배달업무에 매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허원진 체신노조 공주지부장은 “투표일 전까지 모든 가정에 선거우편물이 배달돼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업무 중압감에 시달렸다”며 “연말연시·선거철·월말 등 우편물이 몰리는 기간에는 과로사 위험도 높아지고, 오토바이 교통사고 등도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