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 노동자 사망 원인 ‘인원감축’ 논란
주조공장 조영문씨 25일 사망…노조 ‘과로사’ – 회사 ‘정상근무’
윤성효(cj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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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창원 두산중공업 주조공장에서 발생한 조영문(48)씨의 사망원인을 두고 회사와 노조가 다른 견해를 내놓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씨는 이날 오후 2시10분경 주조공장 운반 사무실에 쓰러져 있다가 동료들이 발견, 병원으로 후송하던 도중 사망했다. 지난 해 7월 2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해 김종세 대표이사 겸 부사장이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금까지 두산중은 2001년 민영화 이후 10여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지난해는 산재 요양을 받고 있던 노동자들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조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검찰은 부검 결정을 내렸지만 유가족들은 부검에 반대하고 있다.
조씨의 사망 원인은 무리한 구조조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산중은 지난 해 10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300명을 명예퇴직으로 감축했다. 당초 6200여명이던 직원이 4700명으로 줄었고, 생산직의 경우 3600명에서 2600명으로 인원을 줄였다.
조씨가 일했던 주조공장의 경우 당초 250명이 일했는데 80명이 명예퇴직으로 나가고 170명이 일해 왔다. 금속노조 두산중지회는 주조공장의 경우 인원은 대폭 줄었지만 물량은 이전과 같았다며 무리한 구조조정이 산재사고를 불러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강대균 지회장은 “정확한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변 동료들의 말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혈압 등 건강상태가 양호했다”면서 “작년 명예퇴직으로 인한 인력감축 이후 6명이 해야 할 일을 2명이 하는 등 가중된 업무에 시달려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강 지회장은 “조영문 조합원은 맡은바 업무에 책임감이 강했고, 웬만한 일은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근래 들어 힘들어했다는 동료들의 주장이 있다. 업무에 기인한 과로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지회는 지난 해 10월 인원감축 이후 회사측에 여러차례 인력 충원을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대균 지회장은 “인력충원을 여러차례 사측에 요구했지만, 회사는 ‘아웃소싱’과 ‘하도급 소사장제’를 운운하며 생산성향상에만 신경을 썼다. 회사는 이번 사태를 유발시킨 도의적인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 것”이라 말했다.
금속노조 지회는 사건 발생 즉시 사고 현장과 병원에 간부를 배치하여 정확한 사태분석과 사인조사에 나섰다. 강 지회장은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두산중 회사측 “과로사로 단정할 수 없어…근무시간 길지 않아”
두산중 회사측은 조씨가 사망한 것은 과로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두산중 홍보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에서는 조영문씨의 죽음을 과중한 업무로 인한 과로사로 추정하고 있으나 결찰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인을 과로사로 일방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또 회사측은 “고인은 올해 들어 최근 5개월간 대다수 직원들과 같이 오전 8시 출근하여 오후 6시 퇴근하는 정상근무를 해왔으며, 밤 늦게까지 남아 야근이나 철야작업을 하는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측은 “과로를 할만큼 근무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노조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경남도지사 선거대책본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인력 감축으로 인한 노동강도 강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사망 원인을 명백하게 밝혀내고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2004/05/26 오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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