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 경보 발령 효과 있네
산업안전공단, 화학물질 중독 노동자 4명 목숨 구해

매일노동뉴스 김미영기자

화학물질을 다루는 노동자가 급성중독 증상을 보이면 해당 공장이 있는 지역에 직업병 경보를 발령된다. 경보가 발령되면 지역별 산업보건전문가와 보건관리대행기관의 협력체계 구축되고 산업안전공단은 안전한 화학물질 취급을 위한 기술지원에 나선다.

산업안전공단은 이같은 ‘화학물질 급성중독 사망 제로화 프로그램’으로 DMF(디메틸포름아미드) 중독 노동자 4명의 목숨을 건졌다고 10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부산의 인조피혁 제조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던 ㅎ씨는 입사 두 달만인 지난 2월 복통과 안구통증으로 증상이 계속됐다. 우연히 공장 벽에 있던 DMF 중독위험 경고 스티커를 발견한 ㅎ씨는 자신의 증상과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공단에 상담을 요청했다. 공단은 곧바로 직업병 경보를 발령했다. ㅎ씨가 근무하던 공장에 기술지원과 특수건강검진이 이뤄졌고 ㅎ씨는 DMF를 취급하지 않는 부서로 전환배치됐다.

경북 경산시 고무장갑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필리핀 여성노동자 ㄴ씨도 입사 2개월만에 DMF 급성 독성간염에 걸렸다. 이 공장에 기술지원을 실시한 공단은 ㄴ씨 외 2명의 DMF노출에 의한 간기능 이상증상 노동자를 발견, 병원치료와 작업 전환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DMF 급성중독에 걸린 4명의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던 배경에는 공단의 화학물질 관리시스템으로 조기발견과 신속한 대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직업병은 중독에서 사망에 이르기 전에 다양한 초기증상들이 나타난다”며 “전문가로 구성된 직업병 감시체계를 통한 조기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TCE(트리클로로에틸렌), 노말헥산 등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선진국형 직업병 감시체계를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