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94% ‘외상 후 스트레스’ 경험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환경, 소방관 건강 좀먹어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화재진압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공무원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PTSD)’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시간 노동에 따른 건강권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김포소방서가 화재진압 등 현장출동요원 128명을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4%(120명)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31명은 이같은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답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는 신체적 손상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의 일종이다. 정서불안과 자율신경계 장애, 착각 또는 환각현상 등을 유발한다.
소방공무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은 또 있다.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 노후한 진압장비 사용에 다른 사고 위험 등이다.
전국공무원노조에 따르면 3만400여명(2007년 12월 현재)에 달하는 전국의 소방공무원 중 2만700여명은 24시간 맞교대로 근무 중이다. 하루 1명의 소방공무원이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는 ‘나홀로 소방서’도 전국 537개소에 달한다.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소방공무원들의 평균수명은 일반인보다 짧다. 200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방직공무원의 평균수명은 62.8세. 이는 교육직(70.0세), 경찰직(65.0세), 일반직(65.6세)보다 낮고,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72.8세)보다도 낮다.
이와 관련 공무원노조는 노조 가입을 통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의 권고에 따라 소방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보장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