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부는 천성산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고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노무현 정부와 국민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지율스님의 단식 수행이 무려 55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옛 부터 경제 발전과 국토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독재의 망령에 대해 함께 싸워왔습니다. 시화호의
담수호의 실패, 서산 간척지의 환경 파괴, 터널과 댐에 의한 환경 파괴 등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우리 산하는 멍들고 파괴되고 생명과 자연은
훼손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연코 환경파괴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개발정책에 반대합니다. 자연환경은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 세대가
의지하고 살아야할 귀중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천성산 터널시공의 문제점은 이미 백일하에 드러나 있습니다. 10년전에
실시된 환경평가에서 전혀 지적되지 않은 수많은 생물종이 천성산에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당시 환경평가는 부실한 것이었음이 너무도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지율스님과 수많은 도롱뇽소송단 및 많은
국민들이 주장하는 것은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라는 것, 그리고 그 환경영향평가가 끝날 때까지는 공사를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 중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합니다.
지율스님은 현재 청와대 앞에서 더운 여름동안 노숙을 하면서 간장과
물만으로 단식을 하시고 계십니다. 단식은 자신의 주장이 권력자들에 의해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정치적 자기표현의 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저희 의료인은 단식을 하시는 지율스님의 의지를 최대한 존중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율스님의 의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고
환경영향평가가 나올 때까지 공단을 즉각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단식 55일째인 오늘, 우리는 지율스님의 생명이
경각에 와있다고 판단을 하고 지율스님의 단식이 노무현 정부를
움직이도록 온 국민을 일으켜 천성산을 보호하는 데에 있다면, 이제 많은
국민들과 사회 단체가 지율스님과 한마음이 되어 천성산을 보호하려 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천성산 보호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지율스님은 단식을 중단하시기를
간곡히 권고드리는 바입니다. 지금 지율스님이 떠나시면 천성산 보호의
전열은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이것은 의료인으로서의
판단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의 판단으로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7월12일 부산고법에서 열린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공사착공금지
가처분신청 항고심(일명 도롱뇽 소송)’ 법정에서 재판부가
한국철도시설공단측에 “원고측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만큼 천성산 구간
공사를 잠정 중단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정부는 최소한 현재 진행중인
가처분 신청공판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터널공사를 중단하고 적절한
환경영향 평가를 재실시하여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천성산의 환경자원을 보호하고 적절한 환경영향평가
없는 일방적인 개발정책을 중단시키는데 동참해주십시오. 저희 인의협도
함께하겠습니다.
우리의 주장
– 노무현 정부는 천성산·금정산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를 재실시하라
– 노무현 정부는 즉각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터널 공사를 중단하라
– 노무현 정부는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 백지화 공약을 이행하라
– 노무현 정부는 환경에 대한 고려없는 일방적인 개발위주의 환경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
2004년 8월 23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