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유산 4명 중 1명,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
인구복지협회 조사결과 – 특수고용노동자도 ‘위험’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백화점 판매원이나 대형마트 계산원처럼 오래 서서 일하는 작업은 자연유산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자연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 노동자 10명 중 4명은 오래 서서 일하는 업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는 한양대 보건의료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1월 서울을 비롯한 7개 지역의 여성 2천437명을 대상으로 자연유산 실태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산 당시 업무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오래 서서 일하는 작업이 2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진동이 많은 작업(7.5%),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작업(3.6%), 쪼그려 앉아 일하는 작업(3%) 등의 순이었다. 자연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노동시간은 주 40시간 이상(44%)이 40시간 미만(2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유산 당시 근무형태로는 통상근무가 32.6%로 가장 많았지만 특수고용형태도 28.26%로 높게 나타났다. 또 주·야간 교대근무(16.4%), 근무시간 불규칙(10.28%), 야간근무(1.5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이 지난달부터 유통·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오래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제공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77조)에는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의자를 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고객을 접대하는 대다수 유통·서비스 노동자들은 서서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간우 원진녹색병원 산업의학과장은 “하루종일 서서 일할 경우 하지정맥류와 다리·발의 근골격계질환은 물론 심혈관계질환, 조산이나 유산 등의 위험이 높다”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