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Asbestos) 분진에 의한 환자발생과 호주 최대 산재보상논란

1. 머리말

석면 분진에 의한 암이 7,500 여명에 달하는 호주인의 목숨을 빼앗아 갔고, 향후 약 20년간 18,000 여명이 더 목숨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실에서 호주에서 약 80년간 석면을 생산해 왔던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 (James Hardie Industries)라는 제조업체는 피해 보상을 위한 자금을 조성하여 ‘의료연구 및 보상재단’을 만들었다. 한편 이 회사는 본사를 네덜란드로 옮겨가면서 차차 이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함께 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 단체들과 노동조합들은 이 회사가 조성한 자금 2억 8천 6백만 호주 불은 약 20억 호주 불 (한화 약 1조 4천억)에 달하는 전체 보상 예상액의 1/10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전액 보상운동’을 벌리고 있다. 그리고 시드니에 있는 이 회사를 관할하고 있는 뉴 사우즈 웨일즈 주 정부도 ‘피해 보상자금과 피해액’ 그리고 ‘네덜란드 본사 이전’에 대한 특별 조사위원회를 설립하게 이르다. 한편 피해자 단체들과 노동조합들 시위, 불매 운동, 주주 설득 운동 등을 통하여 이 회사를 압박하고 있어 호주 최대의 산재 보상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본고는 석면에 대한 암 발생의 원인, 피해 그리고 보상문제와 관련된 최근 호주에서의 논란을 검토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석면 분진에 의한 환자 발생 배경, 둘째 보상문제와 이해 당사자들의 활동, 셋째 제조업체의 책임 회피 시도와 특별 위원회의 조사 활동을 살펴보고 향후 산재 보상 문제를 전망해 보려고 한다.

2. 석면 분진에 의한 환자 발생 배경

석면은 마그네슘과 규소를 포함하고 있는 광물질로서 솜과 같이 부드러운 섬유로 되어 있다. 석면의 90 퍼센트 이상이 건축자료로 사용되어 왔는데, 그 이유는 석면이 내열성과 기계적 강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다루던 석면 또는 석면으로 만들어진 건축재료에서 생긴 분진이 장기간 호흡기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석면폐 (폐선유증) 또는 폐암인 악성 중피종 (mesothelioma,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으로 발생 후 대개 6개월 정도면 사망함)이란 무서운 질병이 발생한다.

이 질병은 건축 현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과 석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런 노동자들이 의류에 부착되었던 석면의 분진이 그들의 가족들의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석면 공장의 부근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1888년 설립된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 (James Hardie Industries)가 약 100년 전인 1900년 초부터 1980년 초까지 약 80년간 석면을 생산해 왔다. http://www.ir.jameshardie.com.au/public/content/default.asp?xcid=78 이 회사가 만든 석면 분진에 의해 수많은 환자들이 발생했다. 특히, 호주는 폐암인 악성 중피증 환자가 인구비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다.

석면에 의한 질병은 석면 분진이 인체로 들어 온지 약 15-40년 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호주에서 석면 사용이 금지된 1984년 후인 2020년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석면의 분진에 의해 발생될 환자가 약 54,000명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폐암인 악성 중피종 (mesothelioma) 판명되어 사망한 사람이 이미 7,500 명에 이르고 있고, 2020년까지 약 18,000 명이 더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http://www.labor,net.au

3. 보상문제와 이해 당사자들의 활동

석면을 사용하는 작업 및 분진에 의한 피해와 관계가 깊은 호주건설노동조합(Construction Forestry Mining and Energy Union, CFMEU), 호주제조업노동조합 (Australian Manufacturing Workers Union, AMWU), 피해자 단체인 호주 석면 질병 재단 (Asbestos Diseases Foundation of Australia)과 호주노총 (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ACTU)을 중심으로 뉴 사우즈 웨일즈 노동당 좌파 국회의원들이 적극 협조 속에 석면 분진에 의한 피해자에 대한 ‘전액 보상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을 위해 이해 당사자들은 시위, 국제연대 활동, 주주 총회 참석 발언, 항의 서신 (Petition Letter) 보내기, 주주 설득작업 등 각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호주 시드니에서 지난 9월 15일에 있었던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 (James Hardie Industries)’의 주주 총회 장 앞에서 피해자에 대한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CFMEU, AMWU, 호주노총 그리고 뉴 사우즈 웨일즈 Labour Council이 공동으로 조직한 시위에는 노동당과 녹색당 정치인들, 피해자 단체, 각 노동조합, 시민단체 그리고 진보운동단체 회원들 5,000 여명이 참여했다. 그리고 이날 빅토리아주 수도인 멜번 시위에 는 15,000 여명이 참여했고, 남부호주의 수도 아덜레이드 그리고 타스마니아의 호바트 등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Mellish, M. and Skulley, M. (2004/09/16), ‘Carr steps back from Hardie ban’,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6

또한 ‘전액 보상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CFMEU, AMWU, ACTU 그리고 피해자 단체는 대표를 유럽에 파견하여 유럽 노동조합의 지원과 국제적인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Kitney, G. (2004/09/17), ‘European unions plot James Hardie asbestos fight’,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5 그리고 네덜란드 정부에게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의 본사 이전과 세금 혜택 관계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Kity, G. (2004/09/18-19), ‘Dutch to investigate Hardie’s relocation’,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3 ‘전액 보상운동’단체들은 국제연대 활동을 통한 불매운동 등으로 이 회사를 압박해 갔다.

시위, 국제 연대 활동 그리고 전액 보상문제가 각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호주 노총과 각 주의 노동조합 본부들도 웹-사이트를 이용한 홍보 및 이 회사에 항의 서신(petition letter) 보내기 운동으로 적극적인 동참하게 되었다. 이런 캠페인으로 이 ‘전액 보상운동’은 각 시민단체, 종교 계, 시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게 되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석면 작업과 관계가 깊은 건설과 금속 노동조합, 피해자 단체와 뉴 사우즈 웨일즈 주 노동당 좌파 국회의원들이 이 석면 제조업체의 모든 피해자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Higgins, E. (2004/08/17), ‘James Hardie ‘so sorry”, Herald Sun 이들이 ‘전액 보상운동’을 강하게 벌리고 있는 것은 이 회사의 현재 영업실적이 좋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전액 보상운동’ 단체들은 2004년 1/4분기에만 3천 6백 3십만 호주불의 순 이익을 낸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는 향후 20년간 발생될 전체 보상액 약 20억 호주 불을 충분히 보상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액 보상 캠페인을 강하게 전개하고 있다. http://www.buildingonline.com.au/news/viewnews.pl?id=3361

한편 이들의 ‘전액 보상운동’은 9월 21일에 있었던 뉴 사우즈 웨일스 정부의 특별 조사위원회의 보고서 공개 후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이 보고서는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는 아직도 석면 관련 사업으로 인한 이득이 남아 있고, 이 금액은 그 회사의 석면 피해자들의 피해보상 요구의 대부분 또는 전체를 부담하기에 충분한 자금이라고 했다. http://www.awu.net.au/cgi-bin/printpage/printpage.pl

4. 제조업체의 책임 회피 시도와 특별 조사 위원회 활동

호주에서 석면을 제조 판매했던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는 2001년 2월 석면 피해자 보상을 위한 자금을 관리하던 두 개의 회사를 새로운 재단인 의료연구 및 피해 보상 재단 (the Medical Research and Compensation Fund)으로 통합했다. 그리고 주주들에게 보고된 성명서를 통해 이 재단은 2억 9천 3백만 호주불 상당의 자산과 2억 8천 6백만 호주 불을 가지고 있어 석면 분진에 의한 피해자들을 보상하기에 충분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더 나은 세금 혜택을 받는다는 명분으로 본사를 네덜란드로 옮기기 위해 법원에 승인 신청을 했다. 그해 10월 이 회사의 관할하고 있는 뉴 사우즈 웨일즈 최고 법원(Supreme Court)은 본사 이전을 결정했고, 주주 총회의 승인을 얻어 본사를 네덜란드로 옮겼다. Buffini, F. and Priest, M. (2004/07/29), ‘James Hardie asbestos woes hit $2.2bn’,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1, 6

이런 행위에 대해 노동조합들과 피해자 단체들은 의료연구 및 피해보상재단이 가지고 있는 자금은 전 피해 보상액의 약 20억 호주 불에 1/10 정도 밖에 되지 않고, 그 회사는 보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본사를 네덜란드로 옮겨 다고 강하게 비판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이 회사법에 따라 시드니에 위치하는 이 회사를 관할하는 뉴 사우즈 웨일즈 주 정부는 2004년 2월에 뉴 사우즈 웨일즈 특별 조사 위원회 (the NSW Special Commission of Inquiry)를 설립하고 퀸스 카은슬 (Queens Council) Queens Council에는 호주에서 최고로 권위가 있는 법정 변호사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이 단체의 회원들에 의해 주도되는 조사는 호주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이 있다. 소속 변호사인 데비드 잭슨씨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위원회가 피해자를 위한 예상 보상액, 피해보상 재단의 자금 그리고 네덜란드로 본사를 이동과 세금 감면과 관계 등을 약 6개월 간 조사를 실시하여 9월 21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이 회사의 본사의 네덜란드 이동과 세금 감면과는 관계가 없으며, 피해보상 재단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 않고 있어 허위 보고를 한 대표이사와 최고 재무담당 책임자는 회사법에 따라 7년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Sexton, E. (2004/09/22), ‘Hardie misled community, inquiry finds’, Sydney Morning Herald; Higgins, E. (2004/09/22), ‘Jail warning for doomed Hardie boss’, The Australian

이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 법정심리 과정을 통해 대표이사와 최고 재무책임자가 주주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거짓으로 들어 나기 시작했다. Higgins, J. (2004/08/17), ‘James Hardie ‘so sorry’, Herald Sun 이렇게 거짓이 들어 나자 연방 노동당은 2001년부터 이 회사로부터 많은 정치자금 전액인 77,500 호주 불을 석면 분진에 의한 피해자 단체인 호주 석면질병재단 (Asbestos Diseases Foundation of Australia)에 전달하며 ‘피해보상운동’에 동참했다.

그리고 보고서 발표 후에는 연방노동당은 이 회사가 전액 보상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리고 각 주의 노동당 정부에게도 이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뉴 사우즈 웨일즈 정부도 보고서 발표 전에는 불매운동이 피해 보상해 도움이 안 된다고 발뺌을 했다. Mellish, M. and Skulley, M. (2004/09/16), ‘Carr steps back from Hardie ban’,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6 뉴 사우즈 웨일즈 노동당 정부도 지난 9월 23일부터 우리는 호주노총이 주도하고 있는 이 회사 제품의 전 세계적 불매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 목적은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를 노동조합들과 피해자 단체들의 협상 테이블에 참가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http://theaustralian.news.com.au/printpage/0,5942,10860440,00.html

반면 자유.국민당 연방정부는 피해자 단체와 노동조합의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로부터 받은 정치 자금 70,000 호주 불을 피해자 단체에 기부할 것에 대한 요구에 유보 입장을 보이다가 조사보고서가 발표된 후 피해자 단체에 기부했다. Schubert, M. (2004/09/23), ‘Liberal relent, will give up Hardie donation’, The Age 하지만 이 회사의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은 피해자들의 치료 및 보상에 도움이 안 된다 는 입장으로 반대하고 있다. Priest, M. and Buffini, F. (2004/09/25-26), ‘James Hardie product boycott hits the hustings’,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3

5. 결론

이 보상문제는 이제 곧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각 이해 관계 단체들의 강력한 ‘전액 보상운동’이 효과를 보고 있고, 특히 뉴 사우즈 웨일스 정부가 설립한 특별 조사위원회가 이 회사 임원이 주주 총회에서 한 보고가 거짓이라는 것을 밝혀 냈기 때문이다. 이 위원회는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의 ‘의료연구 및 피해보상 재단’이 보상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 회사가 네덜란드로 본사를 옮기는 것이 세금 감면 혜택 때문이라고 한 임원들의 발표가 거짓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가 ‘전액 보상운동’을 활성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보고서가 나오자 CFMEU와 AMWU는 주주들에게 이 회사의 주식을 팔 것을 설득하는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 성직자들 그리고 건강관련 단체들에게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의 주식을 팔아 ‘전액보상운동’에 동참해 이 분쟁을 조기에 매듭짓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중 호주 연합교단 측은 이 운동에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10월초에 주식 판매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Priest, M. (2004/09/27), ‘Hardie investors asked for help’,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3

각 단체들의 연대 활동, 각 주 노동당 정부들도 동참하는 불매운동 움직임, 뉴 사우즈 웨일스 정부의 특별 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시민단체들의 주식 처분 활동 움직임으로 인해 이 회사가 굴복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보고서를 검토한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즈’의 이사회는 9월 28일 성명을 통해 대표이사인 피터 맥도널드씨와 최고 재무 책임자 피터 사푸런씨를 ‘주주 총회에 거짓보고’ 및 ‘네덜란드 본사 이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사회는 조사위원회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http://www.theage.com.au/articles/2004/09/28/10961372051.html; http://www.smh.com.au/articles/2004/09/28/1096137204977.html 또한 호주노총을 만나 피해 보상문제를 의논하기로 했다. Buffini, F. (2004/09/30), ‘Hardie, ACTU meet on compo’, Australian Financial Review, p4 그리고 이 두 전직 임원이 범한 잘못은 회사법에 따라 7년 정도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피해액에 대한 협상을 통해 약 1.5-2억불 (한화 약 1조 5백억- 1조 4천억)에 가까운 보상 쪽으로 보상 문제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 ‘전액보상운동’은 피해자 단체, 노동조합들, 노동당 좌파 진영, 시민단체들 그리고 시민들이 연대운동으로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로 호주의 노동운동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연맹이 호주 노동조합 자료를 번역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