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 하루농성단에 다녀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국회 앞에는 정말 많은 천막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벽이 되어도 부쩍거리는 그 곳은 새로운 마을이 되어버린듯 했습니다. 저는 화요일밤부터 수요일 하루일정에 겹합했습니다. 화요일 저녁을 농성장에서 보내고 다음날 6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국가보안법철폐 하루농성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간단한 체조와 아침식사 후 여의도 역으로 아침거리선전전을 진행하였습니다. 출근길의 많은 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철폐의 목소리를 높이는 시간이였습니다. 청소년 운동을 하는 사람이서 그랬을까요;; 거리선전전 시간동안 고등학생들의 아침등교 모습이 많이 생각났었습니다. 표정없는 사람들, 가볍지 않은 발걸음들이 마음을 참으로 안타깝게 했담니다.

우리 농성단 거리선전전에서의 신선함, 상큼함, 발랄함으로 아침시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아침엔 다른 동지들의 새로운 방식 선전전으로 활기를 찾았을 것 같습니다^^

아침조회를 한 후 조를 나누어 지하철 선전전을 하였습니다. 많은 부딪힘과 코 끝을 찡하게 하는 감동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생각나는것 몆가지만 정리해보겠습니다.

5호선은 시끄럽습니다.뭐가 시끄럽냐구요? 지하철 운행소리라고 하나요? 선동을 하기엔 환경이 좋지 않죠. 그래서 2호선을 실천장소로 정하고 5호선 여의도역에서 2호선으로 이동을 했담니다. 2호선을 기다리는데 신도림행이 왔더랍니다. 종착역이 2~3정거장 앞이라 탈까말까를 고민하던 끝에 한번이라도 더 하자는 생각으로 탔습니다.

선동을 시작하곤 30초나 됬을까요. 지하철 경비대(?)와 딱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지를 당하고 우리에게 신도림역에서 내릴것을 요구했습니다. 비록 30초였지만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이야길 하려 했는지 알고 있던 지하철 안의 시민들은 관심을 가지고 우리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그곳(지하철 안)에 있던 시민, 경비대, 농성단은 신도림에서 모두 내렸습니다.(종창역이 그곳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린 후에도 시민분들은 움직이지 않고 우리를 둘러쌓고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신분증을 제시해라, 같이 위로 올라가자, 이건 불법이다 등등 실랑이가 있었고 결국엔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곤 해결이 되었습니다.

경비대가 뒤돌가 가자마자 계속 지켜보고 있던 시민 한분이 만원자리를 모금함속에 넣으며 “힘내세요” 하곤 급히 사라지셨담니다. 첫 시작부터의 부딪힘이 농성단들에게 조금은 힘빠지게 했던 사건일뻔했습니다.하지만 지하철안에서부터 내리고나서까지 지지의 눈빛으로 계속 지켜봐주시던 분들과 모금과 함께 적극 지지의 의사를 밝혔던 분들의 힘으로 다시한번 주먹을 불끈쥐었습니다.

모금의 액수나, 모금을 했고 안했고의 여부를 떠나서 “힘내세요”의 한마디가 농성단에겐 정말 많은 힘이 된다는 사실을 그분은 알고 계셨을까요. 정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또 한번은 제가 선동을 했을 때였습니다. 오랜만의 지하철선전전.. 너무 떨려 눈앞이 깜깜해졌드랬습니다ㅠㅠ 말을 버벅거리고, 할말을 잊어버리고 그러다가 결국엔 “죄송합니다. 너무 떨려서 할말을 잊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더 열심히하겠습니다” 라고 정리를 해버렸습니다.

요목조목 국가보안법에 대해 잘 알려내야 했었는데 벌벌 떨다가 저렇게만 말하고 정리한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었는데 나중에 모금을 했던 동지의 말을 듣곤 하하 웃으며 다시한번 힘차게 실천할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쩌구저쩌구”하는 저의 말을 다 들으신 어떤 아주머니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모금하는 동지를 직접 불러 모금을 하셨다고 합니다.농성단에 대한 지지와 호의는 곧 우리가 외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였습니다. 유인물을 유심히 읽어보는 사람들, 선동하는 동지의 말을 집중해서 듣는 사람들, 작은 목소리로 “수고하십니다”라고 지지해주시는 분들, 동전 털어서 모금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더 열심히 알려내고 투쟁하여 꼭! 국가보안법을 폐지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씩 “너희가 빨갱이냐”, “웃기고들있네”, “시끄럽다”, “딴데가서해라”, “나라말아먹을 놈들”이라는 말로 나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소위 반공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셨지만 오히려 그런 분들과의 논쟁이 더 좋은 효과를 불어일으키기도 했담니다.

사실 논쟁이 될 정도의 시비로 시작되는것도 아니긴 하지만 너희가 빨갱이냐고 소리치면 오히려 다른 시민들이 더 듣길 바라면서 이런 얘기하는 우리가 빨갱이면 (피켓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초대대법원장도 빨갱이냐고 오히려 되묻고 나라말아먹을 놈들이라고 하면 5.18광주민주학살 잊으셨냐고 그때 누가 나라를 지켰고 누가 나라를 말아먹었었냐고 되물었더니 논쟁이 끝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첨외하게 부딪히게 될 때면 어디선가가 와서 농성단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모금을 하고 가시는 분들이 있답니다. 여담으로 논쟁이 많으면 모금도 많다는 하나의 설이 정말 맞는것 같기도 하더군요^^

집중단속 기간이라더니 공익과의 싸움은 정말 끝이없었습니다. 이렇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모금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것이 지하철 무슨 법에 위배되는 행동이라고 아버지뻘의 농성단에게 예의없게 말합니다.공익 5~6명이 한번에 몰려와서 욕도합니다. 옆에서 이런 상황을 디카로 찍고 있는 동지에게 사진찍지말라고 이것또한 지하철 무슨 법에 위반된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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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마다 법 운운하는 싸가기없는 공익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지하철법이 국가보안법이냐. 다 불법이냐” 고 말입니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되고나면 지하철법 개정운동도 해야하는것 아닌가요?^^(농담입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하루평가 때 국가보안법폐지는 나의 마음에, 심장에 얼마나 절실하게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선배님들의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56년동안 국보법 폐지 운동을 하신 어르신들, 20년, 10년동안 국보법 폐지 운동을 하신 선배님들. 이젠 국보법폐지 운동 좀 그만하고 싶으시다고 웃으시며 말씀하십니다.

맞아요. 국회앞에 가보면 많은 천막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앞엔 투쟁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이 있는것 같아요. 이젠 국보법 빨리 폐지시켜 버리고 더 많은 투쟁을 벌여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 단단하고 굳건히 마음을 모야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