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5시, 광화문에 가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

국보법폐지를 위한 18일 광화문 집회에는 정말 많은 촛불이 켜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보법 폐지안에 발악하는 수구보수세력들을 보니까, 그 법 없이는 안 된다며 국보법 수호에 목숨거는 그들을 보니까 ‘국보법은 정말 없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듭니다. 18일 촛불집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지 여부가 국보법 폐지에 아주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59년간 국보법의 반인권 전력은 지독한 악취를 풍깁니다.
무엇보다,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보호에 목소리를 높인 사람들/ 지배세력의 기득권 유지에 거슬리는 사람들/ 안보위기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사람들을 빨갱이로, 간첩으로 몰아 혹독한 고문을 자행했던 그 잔인한 전력만으로도 국보법 폐지에는 명명백백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핏발 선 감시의 눈으로 역사 진보에 대한 우리사회의 상상력을 억압해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국보법의 반인권 전력입니다. 국보법은 억압이나 불평등과는 다른 세상을 말하는 사람들을 불온한 세력으로 낙인찍으며, 사회가 그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멀리하도록 대중의 감성과 뇌를 주물러왔습니다. ‘노동권 보장을 외치는 노동자, 좀더 평등한 세상을 주장하는 사람들, 민주주의의 완성을 외치는 사람들은 모두 빨갱이’라는 해괴한 등식을 퍼트려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 상상과 표현을 억압하는 것은 국보법에 주어진 핵심 임무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국보법 그늘 아래서 지배세력이 노려온 것은 바로 ‘이대로!’입니다.
불평등한 세상을, 이대로!
계속 안심하고 배 두들길 수 있도록, 이대로!
안보만 들먹이면 말 잘 듣도록, 이대로!
정권에, 불평등에 불만 있는 사람들은 모두 빨갱이로, 이대로!

그래서 저는 국보법에 반대합니다. 물론 국보법이 없어진다고 해서 세상이 확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사회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갑자기 해방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평등한 세상이 갑자기 찾아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보법 폐지는 한 발 진보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세상이 불평등해질수록 음흉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얼굴 시뻘겋게 목숨 걸고 지키려고 하니까 더욱 그냥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향한 상상력이 꿈틀대고 표현되고 발산되는 그런 사회에는 아마 국보법이 존재할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18일 5시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