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중의 활력과 지성 그리고 희망을 담아내는 [도서출판 갈무리]입니다. 음식과 몸의 문화사『음식과 몸의 인류학』 출간 안내와 관련 정보를 담았습니다. 더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시면 02)325-1485로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음식과 몸의 인류학

페미니스트 문화인류학자 코니한이 본 음식과 몸의 문화사

식습관은 여성/남성의 주체성과 파워를 어떻게 형성하는가?

○ 인류학하면 좀 딱딱하고 보통 사람이 다가가기에는 먼 학문과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음식과 몸의 인류학』은 우리 일상적인 삶 속에서 인류학을 아주 쉽고 명료하게 풀어가고 있다. 즉 이 책에서의 인류학은 우리의 삶인 것이다.

○ 우리 삶을 유지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음식”이다. 그리고 그 삶을 살아가는 주체는 우리 “몸”이다. 바로 『음식과 몸의 인류학』은 음식과 몸을 둘러싸고 있는 문제로 우리의 삶을 다시 재조명하고 있다.

○ 저자는 특히 음식, 즉 음식생산, 음식분배, 음식소비를 둘러싸고 있는 믿음과 행동에 초점을 두어 남자/여자에게 주어진 그것들의 의미를 직접 고찰하였다.

○ 이태리 사람과 미국 사람 외에도 다양한 문화에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 식(食)행동과 외모에 대한 생각을 비교문화적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문화는 우리 문화를 비롯하여 세계 문화에 이미 깊이 파고들어 있어 특히 의미가 있다.

○ 또한 음식을 서로 주고받는 것은 모든 문화에서 매우 의미가 있으며, 남녀의 성별에도 깊이 얽혀 있음을 여러 문화를 통해 알 수 있다.

□ 도서명 : 『음식과 몸의 인류학』
□ 지은이 : 캐롤 M. 코니한
□ 옮긴이 : 김정희
□ 판형 : 변형신국판(145*215mm) | 제본 : 무선| 쪽수 : 464 쪽 | 정가 : 16,000원
□ 발행일 : 2005년 2월 25일 | ISBN : 89-86114-75-5 04900

『음식과 몸의 인류학』의 특징

『음식과 몸의 인류학』은 음식을 만들고, 먹고, 그리고 그 음식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 다양한 사회에서 문화적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성별과 파워의 관계를 밝혀주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캐롤 M. 코니한은 식이장애, 신체불만족, 출산으로 인한 신체변화, 그리고 성 차이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위해 음식연구에 대한 문화비교적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현지조사로부터 민족지학적 데이터를 얻은 코니한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시한다.
ꋮ 여자들은 음식의 준비와 분배에 대한 자신들의 통제를 통해 어떤 파워를 얻고 잃게 되는가?
ꋮ 어린이들의 공상이야기 속에서 음식이미지는 그들의 자아감에 관해 무엇을 전해 주는가?
ꋮ 여러 다른 사회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와 성교에 관한 믿음은 성 이데올로기에 어떻게 반영되고 영향을 주는가?
ꋮ 여성신체의 대상화는 여성을 어떻게 하위화시키는가?
ꋮ 그리고 여자들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저항할 수 있는가?
ꋮ 임신과 출산이 여성신체의 이미지와 파워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음식과 몸의 인류학』은 음식을 통해 우리가 신체와 성별,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매혹적인 고찰이다.

『음식과 몸의 인류학』의 상세한 소개

1장은 음식의 사회적․상징적 사용을 설명하고 있다. 음식으로 인해 얻어지는 파워와 통제력은 많은 문화에서 성별, 가족, 사회, 성행위, 그리고 언어와 문학 등과 관련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음식을 통해서 자연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를 규정해 간다. 음식은 세상에 질서를 제공하고, 현실성에 대한 여러 의미를 표현한다. 그리고 음식의 사회적․문화적 이용은 인간조건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2장은 빵을 둘러싸고 있는 믿음, 행동, 인간관계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 현대화가 사회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빵이라는 가장 중요한 음식의 생산, 분배, 소비에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의 삶 속에서 물질적 변화와 그들의 상징적, 사회적 영향을 인류학적으로 고찰하였다. 가정 내에서 생계유지를 위한 빵생산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도와가며 의존하는 상호교환적이었으나, 빵가게에서의 빵생산이 집중화됨에 따라 사회적 상호의존은 수그러져간다. 빵은 돈의 교환을 통해서 얻는 것으로, 이제 특정한 상징적 의미는 없어졌다. 이로 인해 생기는 결과의 하나로 행동과 주체성의 자율성, 혹은 개인화가 점차 증가한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질문도 던지고 있다: 인간들이 점차 따로 살면서 중요한 사회적 결연관계를 잃게 된다면, 인간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또 개인화는 계급사회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

3장은 전통적으로 플로렌스 지방 여자들의 주체성과 파워가 어떻게 음식제공을 통제함으로써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행사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많은 여자들은 사회와 경제의 노동인구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들은 여전히 임금이나 취업기회, 지위 등에서 남자의 하위이다. 여자들은 약간의 경제적 파워를 획득했지만 그들의 새로운 역할은 갈등과 함께 전통적으로 가져왔던 여자의 영향력을 상실하였다. 여자들은 엄마들과 서로 다른 이상적 여성상을 놓고 갈등한다. 그리고 전통적 역할과 새로운 역할기대 모두를 수행해낼 수 없음은 여자들에게 심리적 혼란과 불안감에 이르게 하는 좌절과 자아불만족을 겪게 만들고 말았다. 바로 이 장은 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여 가족에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얻은 파워를 상실하면서 발생한 남녀관계에서의 딜레마를 탐구하고 있다.

4장은 문화에 따라 음식, 섹스, 출산, 그리고 성별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즉 섹스와 먹는 행위를 통한 신체침입의 의미를 밝히고, 그에 따른 남자․여자의 관계와 파워를 탐구하고 있다. 여자에게, 특히 미국에서, 음식이 어떻게 파워와 억압의 원인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음식, 섹스, 그리고 출산을 통한 여자의 침투성이 자신들의 자율성과 완전함에 있어 위협이 아닌 자신들의 독자성과 파워의 실현이 되는 세상을 확립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장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서로 주고받는 상호침투성을 인정하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성적으로의 상호보완을 위해,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융합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5장은 충동적 폭식, 날씬함에 대한 강박관념, 그리고 신체대상화로 특징되는 미국에서 여자와 음식 사이의 병리학적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즉 섭식장애[신경성 식욕부진 혹은 식욕항진증후군]에 대한 문화적 차원과 성 개념, 특히 신체혐오와 신체거부를 통한 여자들의 자아억압과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그리하여 여자들은 자신들이 먹을 권리가 있고,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반대할 권리가 있고, 자신들의 정체성은 외모로 보이는 그 이상의 많은 것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말할 권리가 있음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가부장적이고, 백인지상주의적인 미의 기준에 도전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과, 외부로부터 오는 신체적 압박에 도전하기 위해서 모든 여성들은 여성의 미와 생산적 가치에 대한 정의를 다양하게 주장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6장은 문화와 시대에 따른 여자들의 놀라운 단식, 즉 중세 서양 유럽 사람들의 “종교적 거식(拒食)”과 현대 서양의 “신경성 식욕부진”과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장은 여성의 자아부정과 신체대상화의 구심점으로 서양의 가부장적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는 여자의 지위를 보조적, 하위적 위치로 떨어뜨렸다. 서양 여자들이 단식을 하는 이유는, 정신은 신체를 지배한다는 서양의 절대주의적이며 이원론적인 믿음과 그들 삶에서 차지하는 음식의 구심성 때문이다. 저자는 이 장을 통해 서양문화가 자아실현, 파워, 그리고 중요한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여자들의 기회를 거부하는 한, 또 여자들을 억압적인 가족 속에 가두어 두고 엄마의 역할을 하찮게 보는 한, 그리고 완벽함에 대한 절대적 기준을 고집하는 한, 일부 여자들은 때때로 자신들의 음식소비를 자아개념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할 것임을 우려하고 있다.

7장은 음식과 굶기, 뚱뚱함,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등에 관한 대학생들의 리포트를 통해 개인주의, 통제능력, 가부장제에 관한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여자들에게는 자아통제를 요구하지만, 남자들에게는 제멋대로 해도 되는 방종이 허락되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대학생들조차도 여자․남자 모두 여자들에 대한 날씬함의 기준을 가지고 계속해서 여성억압을 재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8장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수집을 통해 어린이들이 성 정체성과 자율성 확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게걸스럽게 먹는 행위, 굶기, 그리고 음식을 먹고 먹여주는 것 등을 어떻게 은유적으로 사용하는지를 고찰하고, 성 유사성 혹은 성 차별성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어린이이들 이야기 속에 나타나는 음식과 먹는 행위의 상징적 의미에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나는데 첫째, 여자아이들은 음식관련 활동 혹은 음식 관련 역할에 관한 언급이 더 많이 나타난다. 둘째, 남자아이들은 게걸스레 먹는 것에 대해서 여자들보다 더 많이 언급한다. 셋째, 탐욕에 관한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는 대개 좋지 않은 결론이 나는 반면에, 여자아이들의 탐욕이야기는 대개 해피엔딩 혹은 명확하지 않은 결과로 끝이 난다. 어린이들의 이야기에는 성별에 의한 신체이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고, 남자 어린이들보다 여자 어린이들이 음식과의 관계에 의해 더욱 파워를 획득하게 됨을 지적하고 있다.

9장은 어떻게 두 모녀가 서로 음식을 주고받음으로 해서 그들 삶의 연결고리를 타협해 가는지 고찰함으로써, 음식을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의 파워부여 모델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두 모녀 이야기는 상호존경과 독립을 구하려는 엄마와 딸들에게 도전을 암시한다. 가정 밖의 사회에서 존경받는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여자의 위치가 약한 곳에 사는 여자는 자신의 딸에게도 위협을 느낄 수 있다. 그 여자는 자신의 딸을 억제 혹은 방해하려 하고, 자신의 독립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직장에서 여자의 자리가 확고하면, 그 여자는 자신의 딸을 더욱 존경하고, 딸에게 독립심을 부여할 수 있다. 엄마와 딸의 평생균형은 음식을 둘러싸고 있는 그들의 관계를 통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와 자식은 요리를 통해 혹은 음식을 만들어 먹여주고 그 음식을 먹음으로써 상호관계가 유지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10장은 플로렌스 사람들의 음식섭취와 신체의 개념, 여자들의 자아개념과 파워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플로렌스 사람들은 몸을 자연과 가족에 의해 주어지는 것으로, 그리고 활동하는 것으로, 또 진정한 미각의 즐거움의 근원으로 규정한다. 이런 개념은 여자들에게 자긍심과 역할을 주는 신체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그러나 패션산업의 진출로 이태리 여자들에게 자신들의 신체는 즐거움뿐 아니라 근심의 원인이기도 하였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남자들은 여자들의 신체를 평가할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남자들 아래의 하위라는 믿음에 저항하였다. 그리고 그들 저항은 다른 문화적 전통, 즉 먹는 즐거움, 신체의 의욕적인 본성, 그리고 신체는 가족으로부터 파생되었으며, 가족과 연계성이 있음을 강조하는 전통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플로렌스 사람들이 새롭게 등장한 신체개념에 계속해서 저항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11장은 임신 중 그리고 출산 후의 기간 동안 음식, 먹는 행위, 그리고 신체에 대해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개념을 고찰하여 여자들이 어떻게 하면 신체억압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직접 초점을 맞추어 이 책을 결론짓고 있다. 그러면서 여자들의 파워획득은 여성신체의 대상화와 맞서는 도전과 여성신체를 주체로서 재규정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여자들의 신체대상화 극복은 남녀평등을 향한 필수적인 단계임을 말해 주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여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여자들은 여자들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여자들에게서 역할을 빼앗아간 관례와 관념을 비판하고, 그에 도전해야 한다. 여자들은 자신들의 모습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일을 널리 알려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외모에만 집중된 관심에도 도전해야 한다. 아기를 낳는 여자들의 파워를 가치 있게 평가하고, 그것이 여성으로서 진정한 성적임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자와 역자 소개

[저자] 캐롤 M. 코니한(Carole M. Counihan)
캐롤 M. 코니한은 밀러스빌대학의 인류학과 교수로, 지난 20년 동안 인류학, 성별, 그리고 음식연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미국뿐 아니라 이태리 사르데냐와 플로렌스 등지에서 민족지학적 연구를 해왔다. 최근에는 『토스카나식 식사: 20세기 플로렌스에서의 음식, 가족, 그리고 성별』(Around the Tuscan Table: Food, Family and Gender in Twentieth Century Florence, Routledge, 2004)을 저술하였다. 또한 『미국에서의 음식』(Food in the USA, Routledge, 2002)과 『음식과 문화』(Food and Culture, Routledge, 1997)를 편집하였다. 현재 코니한은 역시 인류학자인 남편 짐 타가트(Jim Taggart)와 함께 콜로라도의 샌루이스 계곡(San Luis Valley)에서의 음식과 성 정체성에 관한 삶의 역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여러 학문의 공동제휴적인 성격의 잡지 『식품과 식생활』(Food and Foodways)의 공동편집장이고, 『슬로우: 국제 슬로우푸드운동 저널』(Slow: the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low food movement)의 객원편집위원이다. 코니한은 스탠포드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대학 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류학은 물론 여성학과 라틴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역자] 김정희((Kim, Jeong Hee)
1962년 전주출생. 이화여대 졸업 후, 김제북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미시간 주립대에서 석사학위와 전북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전담교수로 역임하다가, 현재 전북대학교와 전주기전여자대학에서 식품과 화학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참착예교양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평생교육에 꿈을 펴가고 있다.

[한국어판 저자 서문]
성별, 의미 그리고 파워

『음식과 몸의 인류학』의 한국어판에 인사를 드리게 된 것은 나의 큰 기쁨이며, 한국인들이 나의 글을 읽게 된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이 책이 출간된 후 5년 동안 세계적으로 식품과 신체 관련 인류학에는 커다란 발전이 있었다. 식습관 분야는 개인적 행위와 사회적 관습, 행동과 그 의미, 경제적 압박과 정치적 영향, 지역적 상호연결과 범세계적 상호연결, 그리고 사람들이 먹는 것을 신체적․정신적 웰빙과 연결시키려는 인간의 노력 등을 포함하는 총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에 있어서 꾸준하게 결실이 많았던 분야이다.
1999년 이후, 식품과 문화 관련 인류학자들의 연구는 많은 방향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그리고 소우주적 행동과 그에 따른 세계적 영향을 한층 더 이해하기 위한 방법론적 접근을 개발하였다. 나는 식품생산, 식품분배, 식품소비를 둘러싸고 있는 믿음과 행동에 관해 자발적 참여자와 반정형화된(semi-structured) 인터뷰를 하는 방법론을 통해 식품 중심의 삶 역사를 계속 연구하였다. 이 방법은 이 책의 여러 장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었고, 최근 출간한 『토스카나식 밥상에서:20세기 플로렌스에서의 음식, 가족, 그리고 성별』(Counihan 2004)이 나오게 만들었다. 나는 또한 그 방법을 곧 발표될 콜로라도 남부에 있는 멕시칸-아메리칸 사회에서의 식습관에 관한 연구에도 사용하였다. 나는 이 방법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식습관에 관한 사람들의 표현과 그들의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을 밝히기에 훌륭한 방법임을 알았다. 이 방법은 제보자 자신의 어투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거시적이고 양적인 식습관 특징의 서술을 보충하여 자세하게 표현하게 해준다.
식습관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는 세계적인 성역할 전환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부양해야 하는 남자, 요리를 하는 여자, 그리고 그 음식을 먹는 가족으로 고정된 모델은 더욱 복합적인 상황에 무너지고 말았다. 새로운 가족형태와 구조는 음식준비와 소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동성부부, 편부모, 혹은 이민으로 인한 가족구성원의 이주는 이전의 성모델을 재구성하게 만들었다. 여성의 노동참여 증가는 그들의 가정 내 요리와 양육에서의 역할을 감소시켰지만 가족의 재정적 기여도는 증가시켰다(Barndt 2002, Spring 2000). 동시에 음식에 관련된 남자들의 역할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일차적인 식량생산에 종사하는 남자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음식서비스 직종이나 가족식생활 계획과 요리에 관여하는 남자는 증가하였다. 음식을 둘러싸고 있는 성역할의 변화가 어떻게 먹는 음식, 가족, 그리고 남자-여자 관계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지에 관한 탐구는 인류학자들의 영역이다(Farquhar 2002).
식습관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에서의 중요한 발전은, 음식과 신체에 관한 세계화의 정도와 영향에 집중된 관심과 더불어 지역적이고 세분화된 민속지학적 데이터를 정치경제에 접목시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이다(Harbottle 2000, Jing 2000, Wu & Cheung 2002). 사람들은 외국으로 이민을 갈 때면 식습관도 함께 가지고 간다. 또한 그 지역의 토속적인 선호도와 요리전통에 따라 생산되던 음식은 먼 거리를 여행해온 표준화된 음식에게 자리를 내주고 만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세계적 전환의 문화적․경제적․건강적 영향을 더욱 연구하고 있다. 그들은 식습관에 관한 연구범위를 확장하여 식품소비뿐 아니라 식품생산․분배․노동관계의 조직화에도 관심을 가져왔고, 전문경영농장(agribusiness farm), 식품가공공장, 식품시장, 그리고 식당에 대해서도 연구해 왔다(Bestor 2004, Counihan 2002). 그리고 그들은 노동자들이 장시간의 노동, 안전성 결여, 살충제의 독성, 저임금 등을 견디며 일하는 위험하고 착취적인 노동환경을 폭로하여 왔다(Barndt 2002). 그러나 그런 경향을 대치하는 데는 농업, 생산자(농부)시장, 토종종자보존 등을 후원해 주는 지역사회를 통해 안전하고 공정한 지역적 식품생산과 분배를 촉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Nabhan 2002). 세계화와 그 반대운동에 관한 연구는 모두 인류학적 연구 분야이다.
인류학적 탐구에는 아직도 많은 중요한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 과연 세계화가 비만증가와 날씬함을 역설적으로 결합시킨 ‘서양식’ 문화를 비만이나 날씬함이 드문 지역에도 전파시키겠는가?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의 세계적인 만연으로 인한 당․지방 섭취의 증가는 어떻게 전 지구의 영양상태와 건강상태에 영향을 주겠는가? 기근, 기아, 그리고 영양부족 현상 등이 지금 늘어나는 추세인가 혹은 줄어드는 추세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곳은 어디인가? 자본주의 식품생산의 팽창은 소규모 식품생산자와 그들 지역사회의 환경과 생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세계화가 경제적 수준과 기회확장을 촉진하는가 아니면 세계적 불균등을 증가시키는가?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세계화는 필연적으로 문화적 균일화를 이루는가? 아니면 더욱 문화적으로 복합적인 혼성 식습관과 국가관계를 낳는가? 음식과 음식연구는 어떻게 문화다원주의와 문화존중과 관련해서 세계안전과 세계평화를 위한 비옥한 토지가 될 수 있는가?
바라건대 한국 독자들은 이런 의문점들에 대해 생각해 가며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갖기 바란다.
감사합니다.

캐롤 M. 코니한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에서
2004년 12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