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경인본부 농성 12일차 보고

농성장의 주말은 농성하는 사람들의 휴식과도 같습니다.
공단을 찾아오는 민원인도 없고, 건물내 사람들에게 선전전을 진행하고 않고 휴식을
취하며 내일의 투쟁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두번째 주말을 맞이하면서
지역의 동지들이 많은 연대를 나눠주셨습니다.
시골, 결혼식장등을 다녀온 나들이 복장으로 농성장에 오셔서 함께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농성은 순대농성이라고 우스게소릴 합니다
보통의 농성장엔 튀김닭이 중요한 간식거리로 등장하는데
저희가 농성하는 주변에는 닭집이 없는고로(?) 건물 옆 포장마차의 순대가 방문하는
동지들의 손에 들려옵니다.
매일 밤이면 순대로 배를 불리고… 낮엔 싼 순대국밥으로 배를 채우고…
이렇게 농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동지애를 느낍니다.

한번도 노동자의 건강권이
지역의 주요 이슈가 된 적이 없었습니다.
늘상 한 사업장의, 개별노동자의 문제로 해결되었습니다.
이번 연대투쟁을 통해서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고
설혹 일하다가 다치면 편안하고 빠르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고
그것을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개인이 아닌 집단의 이름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몸둥이 하나로 노동하는 우리 노동자에게 건강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이
소중하다는 인식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로비농성, 엘이베이터 선전으로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한 민원인들이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담을 해옵니다.
자기들도 억울한데… 풀 길이 없어 답답한 마음 이런 곳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구요.

근로자가 주인이 되는 공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으려면
진정 공단을 방문한 민원인들로부터 불평불만이 나오지 않는 서비스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우리의 이번 작은투쟁이 공단의 관료적인 탁상행정에 균열을 내는 투쟁이라 생각하고
단결투쟁, 총력투쟁을 결의하며 농성 12일차를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