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철문을 열어야 한다

잠자는 아기의 천진한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운 무심천변의 황홀한 꽃을 마냥 편하게 구경할 수 없는 무겁고 힘든 상황이 벌써 100여일째를 넘고 있다. 10년이상을 충성을 바친 회사에서 내쫓기고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몸이 부서지는 남편을 보며 젖먹이 아이까지 업고 나와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나선 하이닉스 매그나칩 노동자 가족들의 울먹이는 절규가 아니더라도 비정규직 문제를 이야기 하는 하이닉스는 처음부터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문제라는 것은 이것이 국가기구의 폭압과 더불어 인권침해의 대표적 유형인 차별(Discrimination)의 문제로서 평등권 침해라는 데에 있다. 여자라서,피부색이 달라서,장애인이라서 등등 의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당해본 사람들은 안다. 차별이 얼마나 인간을 소외시키고 모멸감을 주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존엄성과 사회권을 침해하는 반문명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는 걸, 노예제와 봉건제도 아닌 근대적 자유시민사회를 지나 디지털 혁명을 이야기 하는 시대에 우리는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적 불평등을 낳는 구조적 논리속에서 이미 1953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균등처우’를 퇴행케 만드는 어이없는 아이러니에 봉착해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또한 인권침해를 넘어선 소득 불평등( Income Unequality)문제로서, 이는 결국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함으로써 사회의 불평등,양극화의 가속화의 다수 노동자의 빈민화를 초래해 내수 구매력 저하등 결국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하이닉스 매그나칩 노동자의 임금이 엊그제 온 원청 노동자의 40%에 불과한 연봉 1800만원 수준이라는 것, 회사가 어려울 때는 상여금조차 반납했지만 언제든지 해고될지 모르는 고용불안과 저임금 상태에 놓여있으며, ‘정원’에 포함되지 않고 ‘인건비’로도 잡히지 않고, ‘절반’의 예산으로 똑같은 일을 해내며, 더 이상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이 아니고, 단지 ‘재료비’에 포함되는 구매항목의 일부인 비정규직…….

채권단의 경영지배를 받는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고통을 분담하여 회사 살리기에 주력했고 갖가지 방안으로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시키기 위해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온 하이닉스 살리기에 한마음으로 동참해온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하이닉스의 경영난 위기극복과 지속가능한 존립을 누구보다도 희구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불법파견논쟁과 교섭요구, 고용승계 주장을 단지 노동부 판정유효, 현행법상 하청업체와 교섭자격 없음, 민주노총 인정불가, 괘씸죄 등등의 이유로 철문을 굳게 닫고 경찰력으로만 대처한다면, 이 문제는 점점 커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하청의 비정규직을 포용하는 하이닉스 회사측의 전환적 태도야말로 하이닉스의 진정한 신노사문화이자 국민이 바라는 사회적 합의, 정부가 추구하는 혁신, 자나깨나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분들의 진정한 지역발전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소모되는 경제적 계산이전에 사람을 중심에 두는 인간적 가치야말로 우리가 처한 위기에 대한 우선적 처방이자 진정한 공존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닉스는 철문을 열어야 한다.

남정현 충북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중부매일 jb@jbnews.com

▣ “일터 되찾기” 청주시민 촛불 문화제 행사 ▣

◈ 주최 : 하이닉스& 매그나칩 시민단체 공대위
◈ 일시 : 매주 금요일
◈ 장소 : 청주시 성안길(청주백화점뒤) 철당간에서
◈ 문의 : 043-236-5077 .사무장(임헌진): 011-1786-7766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홈페이지 : http://www.hmsanaenojo.org
연락처 : 043-236-5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