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 2명 중 1명은 ‘산재환자’
노조 “경마매출액 일부 산업안전기금으로 출연해야”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28일 열린 한국노총 산재노동자 추모제에서 마필관리사노조(위원장 윤창수)는 ‘깨어나라! 박종덕’이라고 쓰여진 조끼를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조 조합원인 박종덕(43)씨는 지난달 23일 산재사고를 당해 현재 뇌사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박씨는 사고 당일 오후 5시께 경주마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낙마해 말 뒷다리에 머리를 부딪쳤다. 곧바로 인근에 위치한 강남성심병원으로 후송된 박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한 달이 넘도록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은 당시 비가 와서 말들이 예민한 상태였고 배수시설이 미비했던 것을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있다.
윤세영 노조 사무처장은 “지난해 조합원 2명 중 1명이 산재사고를 당할 정도로 재해가 빈발하고 있다”며 “산재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필관리사 485명 중 218명이 업무중 사고를 당해 재해율이 44.9%에 달한다. 이 가운데 73명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요양을 받고 치료 중이고, 145명은 공상으로 처리됐다.
윤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달리 경주마에 대한 기초적인 순치(말을 길들이는) 과정 자체가 없다”며 “경마매출액 중 일정부분을 산업안전기금으로 마련해 경마장은 물론 개인목장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들의 재해예방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