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ㆍ보육시설 25% 유해물질 기준 초과”
발암물질 ‘벤젠’도 검출…제대로 된 기준도 없는 상태

2005-09-01 오전 10:18:02

전국 초등학교와 보육시설의 25%가 실내 공기 중의 유해물질 허용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 등도 발견됐지만 제대로 된 환경 기준조차 없는 형편이다.

초등학교ㆍ보육시설 25%, 유해물질 허용 기준 초과

민주노동당은 서울, 대전, 대구, 포항 등 전국 4개 지역의 31개 초등학교와 14개 보육시설의 실내외 공기 질을 측정하고 아토피, 환경 등 환경성 질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인하대 임종한 교수(산업의학)와 시민환경기술센터(소장 김선태 대전대 교수)에 의뢰해 지난 6~7월 실시됐다. 정치권에서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의 실태를 전문 연구자와 함께 조사ㆍ발표한 것은 이번 민주노동당의 것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우선 조사 대상 초등학교, 보육시설의 25%인 11곳이 환경부가 정한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 기준(400㎍/㎥)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최고 측정치는 기준의 2.5배나 되는 1014㎍/㎥이나 됐다. TVOC는 벤젠, 톨루엔 등 10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모두 합한 것을 말한다.

특히 신축한 지 1년 이내의 학교 및 보육시설의 경우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전국 평균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을 모두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도 대전을 제외한 서울, 대구, 포항 지역에서 신설된 지 1년 이내의 학교 및 보육시설의 총휘발성유기화합물 평균음 모두 기준치를 넘었다.
<건축된지 1년 미만의 학교 및 보육시설의 TVOC의 지역별 평균농도>
단위:㎍/㎥
구분 서울 대전 대구 포항 평균 기준
TVOC 평균농도 610.38 349.50 539.74 420.23 50.3.64 400.00

ⓒ민주노동당

톨루엔이 상당수 차지…발암물질 벤젠도 검출

개별 휘발성유기화합물 실태를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번 조사 결과, 기준을 초과하는 TVOC의 상당 부분이 톨루엔으로 확인됐다. 톨루엔은 기관지염, 피부염, 두통, 현기증 등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다. 조사 대상의 27.3%를 차지하는 12곳이 일본의 학교 환경 기준(260㎍/㎥)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도 검출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 측정된 벤젠의 평균 노출 농도는 0.98㎍/㎥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실내공기 오염물질 기준에 따르면 100만 명 당 6명 꼴로 암을 일으키는 수준이다. 일본의 벤젠 대기환경 기준(3.0㎍/㎥)을 초과하는 학교도 1곳 발견됐다.

현재 환경부나 교육인적자원부는 톨루엔, 벤젠 등 개별 물질들에 대한 기준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더구나 벤젠 등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신축 건물의 노출 수준이 이전에 건축한 건물보다 높아 신축 시설들에 대한 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건설연도별 측정결과 차이.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학교 밀 보육시설 실내 공기질 관리강화 방안 마련하겠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은 학교 및 보육시설의 실내 공기질 관리 강화에 초점을 두고 ‘학교보건법’과 ‘실내 공기질 관리법’의 개정안을 9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은 “△현재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로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을 개별 휘발성유기화합물로 바꾸고 △학교 건물의 신ㆍ개축, 학교 주변 공사 등으로 학교 교육 환경이 악화될 경우 수업을 일시 중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실내 공기질 관리법의 적용 대상을 1000㎡ 이상 국ㆍ공립 보육시설에서 모든 국ㆍ공립 및 민간 보육시설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