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화 과정에는 빛과 그늘이 동시에 드리워져 있다. 가난과 배고픔을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고속도로가 국토를 횡단하고 공장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우리 경제가 발전하는 상징이자 자부심이었다.
이것을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했다. 가난을 넘어 풍요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세계도 아시아의 주역으로 주목했다.
찬란한 경제성장의 그늘 속에는 파괴된 공동체와 훼손된 자연, 그리고 유보된 인권이 드리워져 있었다. 농축 근대화의 이면에 잠재된 허상이 여러 가지의 사회적 갈등으로 표출됐다.
한국 경제의 총체적 문제가 국제 금융계의 불안과 겹치면서 순식간에 파국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IMF 외환 위기였다.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많은 손실을 입었지만 한편에서는 교훈도 얻었다. 그것은 균형을 갖춘 국가 발전이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경제적 부의 축적과 성장제일주의, 국가 안보가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믿었다.
배불리 먹고 문명화된 생활을 하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인간의 행복은 삶의 질에 의해 규정되게 되었다.
선진국을 평가하는 척도도 ESH(환경·안전·보건)로 요약되고 있다. ESH를 소홀히 하면서 외형적 풍요와 성장만 추구하는 국가는 천박한 졸부 국가로 취급되기 쉽다.
수많은 공장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연기는 더 이상 경제 성장의 징표가 아니라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선진국들은 환경과 안전 보건에 관한 기준을 정해 각종 무역 규제에 활용하고 있다.
그 나라의 안전과 인권은 국제적 신인도의 척도가 되고 있다.
크게 보아 경제적 안정감은 사회적 안정감을 반영한다.
우리나라는 환경과 안전·보건 문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매우 미흡하다. 산업 및 자연 재해에 대처하는 방식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미봉책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일부에서는 낭비나 손실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안전의식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현상황에서 안전수준을 조속히 국제적 수준으로 접근시켜야 하는 획기적인 안전정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며 21세기를 맞이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특히 안전보건관리체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의 안전관리제도 및 기준을 국제 수준에 부합되도록 관련 법령 및 규정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각종 산업시설에 대해 근원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선진국들이 세계시장에서 자국민의 안전과 보건 및 환경을 담보로 쳐놓은 장벽을 뚫고 진출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국제수준의 패러다임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것은 개인의 인권과 복지·삶의 안전이 사회적 가치로 보장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ESH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크게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추이를 감당하고 선도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 안전인들에게 있다. 이는 안전인의 숭고한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