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8일 하이텍알씨디코리아 현장조사 모습. 조합원들은 몰래카메라에 대한 불안 때문에 작업라인 정면에 신문지를 붙이고서야 작업할 수 있다.
5월 18일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와 관악지방노동사무소의 하이텍알씨디코리아 현장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직원 4명, 의사1명과 공대위, 해고자, 취재하러 온 기자들이 함께 회사총무과를 방문하려 했지만, 총무과에서 문을 잠궈 공단직원마저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문을 걸어 잠근 덕분에, 조합원의 출입카드를 대자 “이 카드는 출입이 허락되지 않은 카드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왔고, 공단 직원,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조합원의 회사출입 제한 실상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회사측은 이번 현장조사에 공대위 관계자 1명만 참여할 것을 주장했었지만, 당사자인 해고자와 공대위 관계자, 기자들의 출입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공단과 공대위, 해고자들은 휴게실과 체력단련실을 둘러보고, 출퇴근 카드 자리에 있는 감시카메라를 확인했습니다.작업현장에 들어가려 할 때도 공대위와 기자들의 출입을 막으려는 회사 관리자들의 몸부림이 있었으나 작업현장 출입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때 현장출입을 막고 “나가”라고 소리치는 관리자를 보고 화가 난 한 조합원이 거의 쓰러질 정도가 되서 다른 조합원이 업고 노조 사무실로 뛰어가서 우황청심환을 먹이고 손발을 주무르는 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쓰러진 조합원은 “매일 당하는 일이지만, 동지들에게까지 회사 관리자들이 막 대하는 것을 보고 너무 열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현장조사는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침착하게 공단 의사와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노조탄압 실상을 이야기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 조합원들의 외출메모. 회사는 조합원의 외출도 부분파업으로 간주하며 임금을 삭감하는 부당노동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다.
회사는 관리자를 동원해 공단직원의 회사출입까지 방해하는가 하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조합원에게 공단 직원이 질문할 때마저 끼어들며 조사진행을 방해했습니다. 조합원이 화장실 다녀오는 회수까지 관리자가 셀 정도라고 말하자, 중간에 끼어들며 “너는 화장실을 20분마다 가냐”며 공단직원이 보든,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보든 상관하지 않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현장의 CCTV는 철거했지만, 관리자들을 ‘살아있는 감시카메라’로 활용하고 있었던 모습을 공단, 노동부 직원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산현장을 둘러본 이후, 생산부 건물 쪽 CCTV와 종합사무실 주변, 식당, 자재과 등을 둘러보고, 가장 궁금했던 CCTV 모니터 상황 조사를 하러 갔습니다. 회사는 지금까지 “모니터실은 경비업체에 있어 우리도 그때그때 볼 수 없다”고 주장하더니만 공단 직원들이 현장에 나오자 별 수 없이 담당직원의 컴퓨터에서 실시간으로 CCTV 화면을 모니터하고 있음을 실토하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하이텍알씨디코리아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카메라.
CCTV 모니터 상황을 보러 들어갈 때 노동부 근로감독관도 들어가겠다고 하자 회사가 이를 막고 나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공단 직원은 회사가 보여준대로만 볼 수 있는데, 근로감독관은 사법경찰관이라 원하는대로 모니터를 켜서 감시범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노동부 근로감독관 2명, 공단 보상부장이 들어가서 CCTV 모니터 상황을 확인하고 나왔습니다.
컴퓨터에서 CCTV화면을 모니터할 수 있다는 것을 볼 때 간단한 프로그램 설치로 모든 컴퓨터에서 감시가 가능하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됩니다. 더군다나 노조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카메라와 정기집회를 진행하고, 공장을 드나드는 사람은 지나갈 수 밖에 없는 운동장을 비추는 카메라는 회전식 카메라로, 지나가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며 감시할 수도 있음이 예상돼 잔뜩이나 ‘우울증을 수반한 적응장애’로 고생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더 큰 불안감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공대위는 이번 현장조사때 보여준 회사의 뻔뻔하고 파렴치한 모습은 노조탄압의 실상이 만천하에 폭로될까 두려워 보이는 몸부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대위는 이후 공단, 노동부에 이번 현장조사 결과의 상세한 내용 공개를 요구함은 물론 조속한 산재승인과 노조탄압행위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요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