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데 돈 없는 게 제일 서럽지~”
성수동 영세노동자 무료 건강검진 받던 날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08-05-27

지난 24일 동네의원들은 문을 닫는 토요일이지만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성수의원은 복작복작했다. 성수노동자건강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노동건강연대와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성동건강복지센터가 공동으로 성수동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과 전문의 상담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26일 성수노동자건강센터(준)에 따르면 평소 건강은 좋지 않지만 얄팍한 호주머니 사정으로 병원 문턱을 넘지 못했던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70여명이 23~24일 이틀에 걸쳐 무료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날 병원을 찾은 성수동 금속ㆍ의류ㆍ제화ㆍ화학공장 노동자들은 혈압ㆍ당뇨ㆍ간질환ㆍ고지혈증 등 성인병 검사는 물론 산업의학과ㆍ내과ㆍ재활과ㆍ정신과 전문의에게서 상담도 받았다.

‘소규모 사업장ㆍ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무료 건강검진’은 올해로 5번째다. 노동건강연대 등은 지난 2003년부터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영세사업장이라는 이유로 기업복지는 물론 사회보험에서마저 소외돼 있는 노동자들에게 1년에 한 차례 이상 무료 건강검진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은 “올해는 이주노동자들도 참여했는데 미등록 상태에서 하루 14시간 이상을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다수여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일부 노동자들은 2차 정밀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국장은 “다음달 20일 건강검진을 받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검진결과 설명회와 건강교육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수동 영세사업장과 같은 소규모사업장 영세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올해 안에 성수노동자건강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