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안전동향
영국 노동자 “스트레스 때문에 못살겠다”

매일노동뉴스 조현미 기자

영국에서도 직장내 스트레스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영국 노동안전보건청(HSE)은 직무스트레스로 고통을 당하는 노동자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영국노총(TUC)은 이 보고서가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것이었다고 평가하는 동시에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렌단 바버 사무총장은 “과도한 직무스트레스는 사업주들이 노동안전보건청의 기준만 지키더라도 쉽게 예방할 수 있다”며 “사업주들이 정부의 기준을 따르도록 하려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터키 조선업 노동자, 산재예방 요구하며 파업

터키 투즐라지역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예방을 촉구하며 지난 16일 파업을 벌였다. 이번 파업은 산재예방을 요구하며 벌인 두 번째 파업이다. 최근 이산투란(35)씨가 일요일에 조선소에서 작업을 하다 산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작업 도중 수백킬로그램의 철판에 깔려 숨졌다.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는 쉬게 돼 있지만, 투즐라지역 노동자들은 일요일에도 출근을 하고 있다. 이 지역 노조 관계자는 “법만 제대로 지켜졌어도 이산투란이 사망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즐라지역 조선소에서 지난 7년 간 산재로 숨진 노동자는 무려 50여명. 대부분 전기 감전이나 추락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개월 동안 사망한 노동자도 이미 20여명을 넘어섰다. 노동자들이 산재예방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 주요 발표자료 공개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제18회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 대륙별회의에서 발표될 내용을 지난 16일 공개했다. 대륙별회의는 대회 둘째날인 다음달 1일 개최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남미·북미·유럽·아프리카·아시아 등 대륙별 안전보건관계자가 참여해 현안을 중심으로 발표하고 토의한다.

공단이 주관하는 ‘아태지역 산업안전보건제도’ 회의에서는 뉴질랜드 국가산업안전보건자문위원회가 ‘뉴질랜드의 작업환경 변화와 산업안전보건과의 연관성’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다. △직업·산업구조의 변화 △연령·성별·윤리 등 인구학적 변화 △직장생활과 작업시간 △비정규직과 고용 불안정 △기술변화 △노동의 흐름 △대리노동 등이 작업환경과 노동시장의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최근 전통적인 임금노동자와 남성의 생계형 근로개념이 쇠퇴하고 직업과 산업의 패턴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뉴질랜드의 산업안전보건 규정이 여전히 대기업과 정규직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새로운 노동여건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의 노동력은 고령화되고 있고, 여성의 노동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노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정부는 의무퇴직을 폐지하거나 65세로 연장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안전보상위원회(ASCC)는 이날 호주의 최근 산업안전보건 현황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ASCC는 산업안전보건 정책을 개발하고 산재보상을 실시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됐다. ASCC는 △안전보건에 관한 국가기준 △산재노동자 보상기준 △안전보건 연구와 관련기관 중재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호주는 96년 대비 작업관련 사망재해는 13%, 중대재해는 36% 감소하는 등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여전히 매년 14만명 이상이 산재를 당하고 있고, 이 가운데 25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천명당 17명이 작업관련 질병과 재해로 고통받고 있다. 이 중 절반 정도의 노동자는 6개월 이상의 요양을 요하는 상태다. 호주는 안전보건에 관한 국가전략 10개년계획(2002-2012)을 수립, 2012년 6월까지 작업관련 중대재해자수를 20%, 재해율을 40% 이상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안전보건 분야에서 호주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전보건 시스템의 통합으로 지적된다. 호주는 각 주마다 다른 안전보건 규정과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와 노동자의 혼선을 막기 위해 ASCC와 각 주정부는 국가 산업안전보건법령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