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재의료원으로 재출범, 산재환자에게 더 다가갑니다

송준군 산재의료관리원 혁신전략팀 주임

“큰 병원에서 수술이 끝나면 어떻게 하던지 빨리 내보내려고 해요. 수술만 해놓고 나가라는 식이죠. 몸이 회복돼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대형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본 환자들 가운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오래 입원할수록 병원에는 손실이 발생하여 병원은 일정기간이 경과한 환자를 내보내려 한다. 병원 신규환자가 입원하면 수많은 검사와 수술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해 병원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수술이후 회복기간에는 병실료와 식대 등의 기본적인 수익만 발생하기 때문에 입원초기에 비해 수익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산업현장의 근로자가 불의의 사고로 재해를 입은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산재근로자는 다른 일반환자에 비해 입원일수가 3~4배 이상 길어 대형병원에서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산재근로자 입장에서는 남들과 똑같이 다쳤는데 업무상 재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억울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차별을 방지하고 산재근로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제공을 담당하는 곳이 산재의료관리원이다. 산재의료관리원은 전국 9개 산재병원 및 재활공학연구소·폐질환연구소, 2개의 케어센터를 운영하며 산재환자에 대한 치료와 건강증진을 통해 조속한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있다.

제2 도약 위한 만반의 준비

다음달 1일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으로 산재의료관리원은 특수법인 ‘한국산재의료원’으로 재출범한다. 이는 단순한 법조문 삽입이나 명칭변경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동안 민간대형병원에서는 기피하고 영세한 의원급 병원에서는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처해있던 산재환자를 국가 공공의료서비스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사회에 조기 복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산재의료관리원은 현재 재출범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산재병원의 전문화·특화를 추진하여 각 진료권역별 산재환자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질환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09년까지 수지접합센터(인천)·관절센터(대전·동해)·척추센터(안산·순천)·근골격계센터(창원)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민간에서 기피하는 재활치료에 대해서는 재활전문센터 운영을 전국 7개 병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산재의료관리원은 이미 국내최고 수준의 수중재활치료 전문시설 ‘아쿠아클리닉’이 갖추어져 있는 인천을 비롯해 창원·대전에서 재활전문센터를 운영중이다. 올해에는 안산·순천 2009년에는 태백·동해에 재활전문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자주 발생하는 산재 주요상병에 대해 기초치료에서 재활을 거쳐 사회적응치료까지 원스톱 통합 재활서비스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산재환자들의 사회복귀 지연은 곧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 산재의료관리원의 재출범으로 산재근로자의 건강증진과 조속한 사회복귀에 기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