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줄이는 다양한 방안 검토”
금융노조 “올해 업무시간 단축요구는 안해”
매일노동뉴스 김봉석 기자 08-06-25
은행권 노동자들은 심화되는 노동강도로 인해 과로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실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ㆍ단체협약 협상에서 영업창구 업무시간 단축으로 대표되는 실노동시간 단축 얘기를 꺼냈다가 여론의 질타를 집중적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은행권 노조들은 증가하는 과로사를 예방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도한 노동강도와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과로사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융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에서 영업창구 업무시간을 현행 오후 4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금융노조가 이 얘기를 꺼내자마자 언론들은 ‘은행권 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고임금을 받으면서 노동시간까지 줄이려 하냐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금융노조는 은행노동자들의 심각한 노동조건(장시간 노동과 노동강도)을 설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올해도 각 시중은행 노조에서는 영업창구 업무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금융노조는 초과근무시간에 대한 대체휴가 실시 등 현행 제도 내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우회하는 방안을 택했다. 올해 임단협을 시작하면서 각 언론사들이 “올해도 영업창구 업무시간 단축요구를 할 것이냐”고 묻자, 금융노조는 “그런 요구는 절대 없다”고 해명하기에 바빴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