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발전의 인체유해성 논란
국제산업보건학계 “석면의 우를 범하지 말자”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기서울에서 열린 세계산업안전대회에서 전문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나노기술의 안전성 확보방안’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크기의 초미세분야를 뜻하는 나노입자를 이용한 산업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전자산업·컴퓨터·항공 및 기타 여러 산업분야에서는 물론 제과제빵이나 자외선차단제 등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나노기술은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탄소 나노튜브의 경우 이에 감염된 세포가 4일만에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한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보고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번 대회 첫째날인 지난 1일 국제사회보장협회(ISSA)와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주관으로 ‘나노기술의 안전확보 방안’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세르지오 라비꼴리 이탈리아 국립산업안전보건협회장은 “2014년에 이르면 나노기술은 전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물질이 될 것이고 약 1천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그러나 산업보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우선순위 직업병 연구과제로 선택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2일 진행된 나노기술 안전성에 관한 특별브리핑에서 요마 란타넨 국제산업보건학회장은 “나노기술의 인체영향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석면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보다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노입자는 크기가 워낙 작아 위험성평가에 앞서 노출측정 도구를 개발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노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나노기술분야 노동자의 의학적 감시를 위한 지침을 올해 안에 제정할 예정이다. 나노물질 위험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도 지난 2월 생산·취급 노동자를 위한 안전지침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산업안전공단에서 은나노 입자나 탄소 나노튜브에 대한 유해성평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나 안전지침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