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 비정규직 사람들 이야기 ‘부서진 미래’
르뽀문학교실의 인터뷰 작업이 책으로 나왔다. 1․2기 수강생들은 1년여 간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비정규직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지닌 삶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기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부서진 미래는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비정규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그들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이 책장마다 넘치고 있다.
노동자, 농민에 이어 영화배우들까지 시위에 나설 정도로, 한국 사회를 잠식해오는 세계화의 어두운 그림자는 날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급기야 IMF 이후 8년, 최상위 20%와 최하위 20%의 소득 격차가 5배 이상 벌어지는 등 사회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비정규직이 있다. 비정규직은 ‘보이지 않는 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임과 동시에 사회 구성원들의 기존 삶과 존재 조건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우울한 상징이 되었다.
비정규직, 그들의 낮은 목소리를 긴 호흡으로 기록하다
부서진 미래는 1998년 이후 7~8년간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한국 사회의 시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대중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변화로 우리에게 닥친 새로운 삶의 조건은 무엇인지에 대해 주목했다. 이것은 르뽀문학모임이 인터뷰한 사람들의 삶에서 나오는 고통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고통’임을 명확히 하고자 함이다.
850만 명이라는 숫자와 그들과 생계를 같이 하는 수천만의 사람들. 이제 일부 극소수 계층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비정규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규직 노동자, 학생, 예술가, 영화배우, 고급 인텔리 기술자든 불안하고 불안정한 삶이 상시화되고 내일을 꿈꿀 수 없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인생이 번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서진 미래’는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그 직업 형태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시선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삶을 기록했다.
나침반 없는 미래로 걸어가는 사람들
2기 문학교실 강사로 참여해 주신 조세희 선생님은 “우린 지금 나침반 없이 밀림 속을 가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삶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꿈은 항상 ‘차별과 편견’에서 온다고 혹자는 말한다. 부서진 미래는 사람이기 힘든 시대에서 작은 생존 찾기란 꿈을 꾸게 한다.
11명의 필자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죽음 같은 고통 속에서도 사람이 견디고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부서진 미래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과 말을 통해 전 사회적으로 비정규직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한다.
부서진 미래 / 김순천 외 10인 / 416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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