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현대기아차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는

자신들이 약속하고 정부가 보증한 ‘확약서’를 즉각 이행하라!”

오늘은 4. 19혁명일입니다. 이 역사적인 날 새벽에 확약서를 체결한지 167일만에 조합원들이 지난해 크레인 농성을 했던 공장을 다시 점거하였습니다. 4. 19혁명으로 부패한 이승만정권을 갈아 업었듯이 우리 지회는 약속을 파기한 파렴치범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에게 사회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회상식을 지키기 위해 또 다시 어려운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목숨을 건 크레인농성으로 정부가 보증하고 노사가 합의한 ‘확약서’를 체결하였지만 결국 공수표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부실한 ‘확약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하였지만 농성을 풀었던 것은 정몽구회장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 같은 생각은 어린 아이의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였습니다.
약속을 지키는데는 정몽구회장 일가가 저지른 불법비리에 견준다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30억이면 해고자의 전원복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수 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불법과 편법을 동원하였지 국민앞에 약속한 확약서 이행에는 무관심 그 자체였습니다.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지만 오히려 하청회사를 폐업시켜 해고자는 50여명이 증가하였으며, 노동조합을 인정한다고 하였지만 교섭시 거의 합의된 사항마저 파기하며 일방적으로 7명을 채용하는 등 철저히 무시하고 탄압해 왔습니다. 또한 16명의 노조원이 구속되고 66명의 조합원에게 72억원의 손배가압류를 청구하며 조합원에 대한 간접살인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현대하이스코의 요청으로 집중교섭을 하였지만 원청인 현대하이스코는 시간끌기로 일관하였습니다. 해고자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며 여론의 압박 무마용으로 협상을 하는 시늉만 냈습니다.
우리는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가 약속을 성실히 지킬 것을 촉구하며 인내하며 기다려 왔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하이스코 대량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갖고 확약서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였으며, 1월 23일에는 전국민중연대, 참여연대 등 수많은 민주단체가 확약서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또한 2월 7일에는 서울 강남에서 확약서 이행을 위한 5보 1배투쟁을 전개하였고 3월 15일에는 금속노조가 부분파업을 통해 현대하이스코의 불성실한 확약서 이행을 규탄하며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확약서의 산파자이자 보증인인 정부에게 제 역할을 다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호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는 자신들이 약속한 확약서를 뻔뻔하게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시 목숨을 건 크레인 농성을 결행하였습니다. 어차피 정몽구회장에 의해 맨 몸뚱이로 전락한 해고자들이 잃을 것이라고는 해고자 딱지고 얻을 것은 복직입니다. 그것을 위해 또 다시 위험을 무릅쓰고 손때 묻은, 우리들의 채취가 가득한 공장을 점거한 것입니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국민앞에 해고자를 복직시키겠다고 공언한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가 약속을 지켰다면 우리가 왜 크레인에 올라가야 합니까? 우리 행동의 원인제공과 책임은 어디까지나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가 지난해 체결한 사회적 합의서 ‘확약서’를 무조건 이행한다면 농성을 당장이라도 풀 것입니다. 약속만 지켜진다면 목숨을 걸고 크레인 농성을 하며 생산을 멈출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합니다. 현대하이스코와 공권력이 합작해 무리한 진압에 나선다면 많은 인명피해는 자명합니다.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관계당국이 나서서 원만한 중재에 열과 성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이번 점거농성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책임은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가 져야 합니다. 약속을 지켰으면 우리가 무엇 때문에 크레인에 올라가겠습니까? 그렇기에 크레인 농성에 들어간 조합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은 반드시 면제 되어야 합니다.
해고자들이 복직해서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06. 4. 19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