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보고]120m 고공크레인 점거농성 5일차 투쟁보고

우리의 자식들은 비정규직으로 살 수 없다

가대위 상경, 기자회견 갖고 청와대에 탄원서 제출

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우리 해고자들은 아빠의 노릇을 다하지 못하고 오늘도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에게 해고자 복직약속을 지키라고 투쟁해야 하는 서글픈 현실에 있습니다.

이른 아침 120m 높이에서 울려 나오는 ‘현대차 정몽구는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켜라’는 절절한 외침은 그것을 바라보는 가족들을 안타깝게만 하였습니다. 한 아들이 아빠가 있는 곳이 저 높은 크레인 위라는 사실에 눈을 후비는 것을 보고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정몽구회장은 이 가슴아픈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10시에 사직공원에서 가대위가 해고된 비정규직 아빠들을 복직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시켜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이해삼최고위원, 노동국장, 서울시 광역비례대표, 유가협 이옥자이사 등이 기자회견에 동참을 하였습니다. 가대위는 ‘어린이 날’을 맞아 ‘아무리 가정형편이 어렵다하여도 이 날 만큼은 우리의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고,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의 심정’일 것이라며 ‘지금까지 3조3교대로 이 땅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바쁘게 살아온 남편 때문에 어린이 날이라고 마음편이 대공원 한번 가보지는 못했지만 남편과 아빠를 수십m나 되는 고공크레인위에 올려놓고 맞이하는 5월 5일 어린이날은 저희 해고자 가족들에게는 더없이 서글픈 날’이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회를 믿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마지막으로 믿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며 약속이행으로 해고자의 복직을 이뤄달라고 호소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낭독후 2차 크레인 점거농성으로 순천교도소에 수감중인 차행태부지회장의 딸인 차단비 어린이가 노무현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읽을 때는 다들 가슴 찡하니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놀이공원에 가지 않고 맛있는 것 먹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리 아빠만 옆에 계시고 우리 엄마가 울지 않게만 해 주세요’, ‘아빠 보고 싶어요’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저 아이들에게는 우리와 같은 비정규직의 멍에를 안겨줄 수 없다는 마음이 불끈 솟았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앞까지 현수막과 ‘어린이 날 엄마 아빠 가족과 같이 있게 해 주세요’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였습니다. 평소 같으면 공원을 빠져 나가자마자 막힐텐데 어린이 날이라서 그런지 청와대 앞까지 무사히(?) 행진하였습니다. 우리들이 하고 있는 투쟁이 너무나 정당하기에 경찰당국도 어린아이들의 행진을 가로막지 못했던 것입니다. 청와대로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경찰은 길목을 완전 차단하고 진입을 불허하였습니다. 가족들과 경찰간의 몸싸움까지 벌어 졌고, 마침내 경찰은 대표 3인과 어린이 3명의 청와대 탄원서 제출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와대 방문을 마치고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점심을 함께 하였습니다.
우천에 대비해서 비닐을 씌우다창문이 열릴 때까지 끈질기게…두 사람 많이 닯았습니다.비가 올 것 같아서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천막 한동을 걷지 않고 있었는데 비닐을 씌우고 5시부터 6시까지 1시간동안 거리 선전전을 하였습니다.

지나가는 행인과 차량을 상대로 선전물 나눠주고 가대위는 어린이날을 가족과 함께 보내게 해 달라는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하였습니다.

저녁을 민주노동당 서울시 서초구위원회에서 풍성히 준비해와서 배불리 먹었습니다. 서초구위원회의 동지적 의리와 관심, 사랑에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7시부터 촛불투쟁문화제를 하였습니다. 오늘 문화제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 서초구위원회 당원동지들과, 반전 반자본주의 노동운동을 하는 다함께, 부천에 있는 보건의료노조 세종병원지부, 그리고 몸짓패인 세종지기, 민중가수 지민주동지, 기륭전자 동지들이 함께 하여 주셨습니다.

우리들이 상경때부터 함께 동거동락하며 투쟁하고 있는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박상욱수석부본부장은 ‘현대차는 총체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이제 우리의 승리가 멀지 않았다’고 하시며 이번에 완전히 승리하여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세종병원 몸짓패 ‘세종신기’의 율동 공연이 있었습니다. 우리 지회는 남성들만 있어서 여성들의 율동공연에 모두 눈이 티어 나옵니다.

어제는 대추리에서 투쟁하였다는 ‘다함께’의 최영준회원이 투쟁연대사를 하였습니다. ‘현대하이스코 투쟁이 비정규직 투쟁의 희망이 되고 있으며 꼭 승리하여 비정규직 철폐를 바라는 전체 비정규직들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민중가수 지민주동지가 힘차면서 피로를 풀어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지회의 투쟁 때 몇 번 와서 연대의 정을 듬뿍 담아 공연을 해주어서 우리 조합원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오늘도 조합원들의 혼을 빼서 가버린 것 같이 열정적인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이어 나온 세종병원 김상현지부장은 사측이 지난 1월 18일 단체협약을 일방폐기 하는 바람에 33명의 조합원이 즉각 파업에 돌입하여 오늘까지 107일간의 힘찬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간의 상황설명을 하면서 지금까지 버티고 투쟁해온 힘은 연대투쟁에 있었다고 하면서 연대투쟁으로 자본가의 비열한 탄압을 뚫고 반드시 승리하자고 힘있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원래 제일 먼저 소개를 하고 연대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사회자의 실수로 마지막으로 등단한 민주노동단 서울시 서초구 김어진위원장의 연대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인 민주노동당이 이 투쟁을 승리로 만들기 위해 각별히 노력하겠다’는 연대사를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120m 높이에서 목숨을 건 고공크레인 농성을 하고 있는 동지들의 힘찬 결의를 들었습니다. ‘어린이 날인데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100일이고 1000일이고 승리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는 필사의 각오를 밝히며 구호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평택 대추리가 80년 5월 광주로 변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정권이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군에게 기지를 제공하겠다며 군부대까지 동원해서 곤봉을 휘두르고 군홧발로 짓밟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대단위가 그곳으로 집중하고 있는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결합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절대 외롭지 않습니다. 그곳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도 역시 우리를 응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평택 대추리 투쟁이 전쟁의 참화를 막아내는 투쟁이기에 우리들도 가고 싶지만 두 동지가 하늘 높은 곳에서 이번에는 반드시 결판을 보겠다는 사생결단의 투쟁을 하고 있기에 당면한 투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비정규직 해고자 가족 및 자녀들이 드리는글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 날입니다.

아무리 가정형편이 어렵다하여도 이 날 만큼은 우리의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고,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의 심정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3조3교대로 이 땅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바쁘게 살아온 남편 때문에 어린이 날이라고 마음편이 대공원 한번 가보지는 못했지만 남편과 아빠를 수십m나 되는 고공크레인위에 올려놓고 맞이하는 5월 5일 어린이날은 저희 해고자 가족들에게는 더없이 서글픈 날입니다.

3조3교대로 한 달에 두 번 쉬지만 쉬는 날엔 피곤에 지친모습으로 말을 붙이기조차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앞에서 얼굴한번 찌푸리지 않고 힘든 기색한번 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는 남편이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런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부당하게 해고되었습니다.

남편들이 해고가 되고 산산조각이 되어 버린 가정들.

아이들은 엄마의 눈치를 보고 남편들은 아내 눈치를 보면서 공과금은 밀리고 마지막 하나 남은 보험마저 해약하였습니다.

이제는 혹 아이가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남편들이 요구하는 것이 그렇게 부당한 것입니까?

노동조합 만드는 것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정당한 일인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시켜 버린 현대하이스코의 만행은 묻지 않고 모든 잘못을 우리 남편들에게 돌린단 말입니까? 정부기관에서도 부당한 해고라고 판정을 내렸는데 복직시켜주라고 말하는 우리들의 남편들은 왜 감옥에 가두고 법을 어긴 현대하이스코는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단 말입니까? 이래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도덕과 정의를 가르친단 말입니까?

더 이상의 아픔을 주지 마십시오.

이사회를 믿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마지막으로 믿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고공크레인위에서 가족들의 절규하는 모습이 보이십니까?

우리들의 존재가 너무도 작아 보이지 않습니까?

현대 정몽구는 비자금 1조원이나 드려서 저 높은 빌딩을 짓고 있는데 30억만 있으면 120명의 해고자를 살릴 수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그리도 두려워서 우리남편들과 가족들을 길거리로 내 몬단 말입니까?
이 땅에 법이 존재한다면 우리남편들과 우리 가족들에 하소연을 들어 주세요

남편들을 자신들이 일하던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br
더 이상 가슴 떨며 순간 순간을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 가정에 평화를 되찾아 주세요.

거짓말만 느려놓은 현대하이스코는 하루빨리 확약서 이행을 하고 해고된 우리 남편들을 복직시켜 주세요.

오늘 같이 좋은날 아빠가 억울하게 해고된것을 알면 어린새싹들이 뭘 보고 자라겠습니까?

아이들이 엄마에게 묻습니다.“아빠 왜 회사에 안나가?” 그러면 “아빠가 회사에 일이있어서 잠깐 쉬는 거란다”라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알고있습니다. 어느날에는 자기의 일기장에 ‘비정규직 철폐! 투쟁!’이라고 적어놨더군요.

이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에게 더많은 상처를 남기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약속은 반듯이 지켜야 한다는 것을 어린 아이들도 압니다.

더 이상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십요

현대하이스코는 확약서를 이행하고 오늘 단장에라도 남편들을 복직시켜주십시오.

우리 가족들의 소원이 있다면 우리 남편들이 복직이 되고 내년 5월 5일 어린이 날에는 여태까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대공원을 한번 가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을들어 주십시요

5월 5일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가족대책위원회정몽구회장과 현대기아차그룹, 현대하이스코는 자신들이 스스로 약속한 해고자 복직약속을 즉각 이행하여 어린이 날을 또 다시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지 않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정몽구회장이 당장 해야 할 일입니다.<.br>

박정훈지회장님 옥중단식 12일째

박정훈지회장님이 확약서 이행을 위해 ‘너희가 내 몸을 원한다면 내 몸을 바치마’ 하시며 단식투쟁에 돌입한지 벌써 12일이 되었습니다. 박정훈지회장님은 편지를 통해 5월 1일 고공 크레인 점거 농성투쟁에 대해 ‘불굴의 투쟁의지로 투쟁하는 동지들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하시면서 ‘가슴속에 쌓인 울분과 한을 참아내고 불굴의 의지로 영웅적으로 투쟁하는 조합원동지들 정말 고맙습니다. 단식투쟁으로 기운 빠지고 힘이 드는 저에게 조합원 동지들의 투쟁은 활활 타오르며 꺼지지 않는 투재의 횃불이고 등불’이라고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박정훈지회장님이 목숨을 걸고 단식 투쟁을 하고 있지만 정몽구회장과 현대하이스코는 아직도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이 정말 사람들의 목숨을 요구하는지 가증스럽습니다.

관계 당국은 팔짱만 끼고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확약서 체결의 한 축으로써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연대해 주신 모든 동지들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자신의 일과를 뒤로 하고 투쟁에 함께 해주신 모든 동지들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동지들의 연대를 결코 헛되지 않게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 민주노동당 서울시 서초구 김어진위원장과 당원동지들이 저녘밥을 풍성하게 차려 주셨습니다.

■ 보건의료노동조합 세종병원 김상현지부장과 몸짓패 ‘세종신기’ 동지들이 연대투쟁을 하여 주셨습니다.

■ 반전 반자본주의 노동자운동 ‘다함께’ 최영준동지 외 회원들이 투쟁기금과 연대를 해주셨습니다.

■ 기륭전자 동지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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