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광주 넘어 앞으로!

그랬구나
내 잠시 잊었구나, 잊고 있었구나
‘개혁’입네 ‘참여정부’네 이런 게 죄다 입발린 말이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철저하게 껍데기인줄 내 잠시 잊고 있었구나

수천 명 광주시민 학살한 전 모씨 청문회에서
명패 집어던지며 이름날려 대통령된 자가
얼룩무늬,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군인들
제 어미 아비 제 삼촌 이모 형들 곤봉으로 패 잡으라고 시킬 줄이야

국회의원 시절 ‘공무원에게도 완전한 노동3권 보장해야 한다’고
그런 번듯한 말 언제 했냐고 입 싹 딱고 공무원노동자 열라 조질 때도 알아는 봤다만,
‘협력적 자주국방’이니 ‘좌파 신자유주의’니 그 무슨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말 해대며
미국에겐 굽신, 비정규직노동자 농민들 졸라 조질 때도 내 진작 알아는 봤다만,

그랬구나, 그래 정말 그랬구나
사진으로 비디오로만 봤던 80년 5월 광주학살이
‘동북아 허브센터’니 ‘세계 11대 경제국’이니 ‘IT산업 선진국’이니
아, 듣기만 해도 머리 어찔해 알아 먹지도 못할 말잔치 풍성한
21세기 자랑하는 지금 대한민국 평택 땅에서,
몰랐구나, 내 눈앞에서 이렇게 생생하게 벌어질 줄이야 참말이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구나

‘올해도 농사짓자’는 게 올해 소원의 전부인 순박한 대추리 농민들에게
시퍼렇게 날선 방패로 후려치고 군인들 곤봉으로 내려 조져,
그렇게 모진 구박에도 씨뿌려 싹튼 잎사귀들 군홧발로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청와대 노 모씨야!
이쁜 우리 자슥들 우짜든지 무지랭이 농투성이 되지 말라고
등짐 져 날라다 어찌어찌 세운 대추분교가 단 몇 분만에 포그레인에 박살난 폐허 위에서
통곡하는 저 머리 허연 대추리 주민들은 너와같이 한솥밤 먹던 이 나라 백성이 아니더냐
‘협력적 자주국방’하려면 제 나라 백성들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더냐, 정녕 그렇더냐

민심은 천심이라.
제 나라 민심이 이젠 천심이 아니라, 제 나라 백성은 이미 지 상전이 아니라,
바다 건너 모 씨가 하늘인, 부시가 부르기에도 참으로 편한 ‘easy man’ 노 씨여,
배반의 땅, 불효막심한 참으로 위대한 우리의 대통령이여!
‘빨갱이’라면 그렇게 불러도 좋고, ‘폭도’라면 또 그렇게 불러도 좋아

아, 평택이여! 우지마라 대추리여!
짓이긴 땅 보듬고 쓰러진 폐허 위에 또다시 희망의 싹을 틔워 가리니,
아 평택이여! 제 나라 대통령에게 버림받은 배반의 땅이여!
또다시 살아오는 5월 광주의 투혼으로
결코 쓰러뜨릴 수 없는 자주와 평화의 깃발을 세우고 말리니.
제 2의 광주학살 넘어,
마름질하는 대통령 넘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야 말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