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한 소개
1장은 1988년 12월 9일 미국 중서부 피츠버그에서 엘렌 루니가 “본질주의(essentialism)의 전략적 사용”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스피박과 했던 인터뷰를 옮겨 실은 것이다. 루니는 본질주의 논쟁의 맥락화 자체가 이미 읽기의 문제라며, 본질주의의 위대한 텍스트인 몸의 형태 안에서 대문자 여성의 본질을 읽어내는 남근중심주의 전략의 반페미니즘적 본질주의를, 이에 맞서 여성의 몸으로 집요하게 되돌아가는 페미니즘을, “한 사람의 여자로서 말하기”가 함축하는 본질주의를 주요한 의제로 제시한다.
2장에서는 서구철학사를 비판철학(앎의 한계들을 인식하는)과 교조철학(경험적인 세부사실들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일관성 있는 일반적 원칙들을 개진하는)의 연계와 분리라는 견지에 놓고서 푸코를 데리다와 겹쳐 읽음으로써 혹은 데리다 안에서 푸코를 읽음으로써 근대주의적 유럽중심적 교조철학의 짐을 떠안는 데 만족하지 않는 비판철학의 궤적을 검토한다.
3장은 런던 대학교의 버벡(Birbeck) 대학에서 1988년 7월 16일에 열렸던 를 토론하는 자리에서 처음 발표되었고 『오늘날의 문학 이론』(Literary Theory Today, 1990)에 실렸다. 3장은 2장에서 논의된 역능/앎이 권력/지식으로 작동하기 위한 무기들이 매일 조금씩 함께 조립되는 구미 대학교육의 집합적 장치에 주목하면서 역사 속에 근본적인 대항사실로 존재하는 서발턴 여성의 재현을 다룬다.
4장은 포스트식민 조건 하에서 하부프롤레타리아 여성의 자리를 논하고 있다. 전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1)포스트식민주의에 있는 ‘탈식민화’의 뉘앙스는 그저 뉘앙스일 뿐이지 현실화되지는 않았으며 2)제3세계는 정치적 독립 후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매진했지만 지구적 자본의 금융화에 얽매여(신식민 상황), 식민지배-독립(탈식민화)의 역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5장은 1980년에 세리시-라-살르의 에서 조직된 데리다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던 글을 13년 만에 보완해 이 책에 처음 실은 글이다. 5장은 데리다의 「인간의 목적」, 「그림에서의 진리의 복원」, 「경제재현」, 「은유의 축소」, 『회사』, 『다른 곶』에서 데리다가 맑스의 은유를 사용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다시 말해 맑스의 언어라는 이름으로 해체론에 개입하거나 또는 데리다를 통해 맑스에 접근한다. 5장을 통한 스피박의 맑스 읽기는 데리다의 맑스 읽기에 대한 일종의 반응인 셈이다.
6장은 1987년에 테레사 브레넌(Teresa Brennan)이 포스트구조주의와 정신분석학에 일반적으로 동조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대상으로 하는 케임브리지 세미나 시리즈의 일환으로 스피박에게 강연 요청을 한 데서 비롯된다. 6장은 페미니즘이 해체론을 사용하는 법을, 페미니즘이 해체론을 활용하는 경위를 보여준다.
7장은 포스트식민 페미니스트는 메트로폴리탄 페미니스트와 어떠한 협상을 벌일 것인가 하는 점을 주요 논제로 제시한다. 이 논제를 풀어가는 일환으로, 협상을 말하는 알제리 활동가(마리-에메-헬리-루카스)의 페미니즘 앞에 프랑스 페미니즘의 세 고전 텍스트(시몬느 드 보봐르의 『제 2의 성』에 나오는 「어머니」, 엘렌느 식수의 「메두사의 웃음」, 루스 이리가라이의 『성차의 윤리』에 나오는 「풍요로운 애무」)를 놓는다.
8장은 종교의 이름으로 기존 해체담론에 개입한다. 동화된 예전 식민지 지식인, 동화된 식민지 힌두인, 에스닉 소수자 구성원, 비유럽인은 유럽적 세속적 상상계에 오염되어 유럽의 일신교 혹은 지워진 유럽의 일신교를 교조 혹은 비판의 유일한 공간이라고 전제한다. 이러한 인식소적 폭력 속에서 다신교, 다신교적 일상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점이 8장의 주제다.
9장에서는 제3세계 언어들로부터 번역하기와 번역으로서 포스트식민 읽기를 논의한다. 9장의 제1부 「읽기로서의 번역」은 미셸 바렛(『오늘날의 여성 억압』을 쓴 영국의 사회학자)과의 대화를 기초로 쓰였다. 내부자이자 외부자로서 포스트식민 시대 사람의 읽기를 번역으로 보는 논의에서는 이러저런 방식으로 영어의 일격을 받았던 모리슨, 쿳시, 해리스의 작품이 논의된다.
10장은 모국어를 이식하면서 모국어 소유자의 표시를 남기는 번역으로서의 글쓰기에서 혼종적 줄기가 생산된다는 9장의 주제를 전면화하거나 배제하는 두 시각 예술 전시회를 살펴본다.
11장은 저자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받은 살만 루쉬디의 『악마의 시』◎를 집중 분석하는 문학비평의 예를 보여준다. 1부에서는 아무 일 없었던 양 『악마의 시』를 문학비평 관점에서 플롯 요약을 하고 2부에서는 1988년 이래 현 정치적 지리의 다양한 주체입장으로부터 나왔던 반응들의 문화정치학을 이주, 포스트식민, 추방으로 구분해 이해하고 3부에서는 1부와 2부를 묶어 지성사의 요소를 제시하고 결론으로 독자에게 하나의 권고를 한다.
12장은 미국 피츠버그 대학 영문과의 동료 콜린 맥케이브(Colin MacCabe)와의 대화를 기초로 발전된 글인데, 하니프 쿠레이쉬(Hanif Kureishi)의 두 번째 소설을 스티븐 프리어스(Stephen Frears)가 1983년에 영화로 만든 라는 영화를 분석하는 문화비평의 일례를 보여준다.
13장은 『교육기계 안의 바깥에서』의 결론 격인 에세이로서, 초국가성의 이름으로 미국 장면에 들어가 포스트식민성과 이주 사이의 차이, 이론의 활용 내지 남용, 가르치기의 한계 등, 그동안 제시된 주요한 쟁점들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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