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후마니타스입니다.
이번 노동절을 기념해서 저희가 만드는 오월의 책으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글을 모은 책이 나왔습니다.

책의 제목은 입니다.소금꽃은 더운 날, 땀 흘리고 일하면 작업복이 젖었다 말랐다 하면서 허옇게 등판에 드러나는 땀자국입니다. 쉰내 나고 삭아서 새색시에게 빨아 달라고 선뜻 내밀지도 못하던 작업복이지만, 앞 사람 등에 핀 소금꽃을 보면서 노동자들이 서로의 동지애를 확인하게 되는 현장의 진실이 이 책의 제목에 담긴 의미입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글들은 모두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실제 모습을 보여 주는 한 편의 역사입니다. 동시에 지은이의 살아온 이야기이기도합니다. 권위주의, 민주화, 세계화로 이어지는 공식 역사의 이면에서, 고단한 노동의 현실을 당차게 감당해 낸 여성 노동자 김진숙의 삶과 투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가장 인간적이기에 가장 감동적인 노동자의 이야기를, 우리는 그의 글 하나하나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추모사, 연대사, 그리고 우리 노동현장의 아픈 현실들이, 그러나 ‘일하는 사람’의 낙관과 희망으로 잘 그려져 있습니다. 많이 전해 주십시오.

“가느다란 나무뿌리가 그늘 드리운 고목나무 되도록 피를 섞어 물을 주고 살을 깎아 비료를 주며 알뜰살뜰 가꾸어 갈 사람들. 한 번도 앞서거나 빛나지 않은 채 30여 년을 그렇게 살아왔고 수십 년을 그렇게 살아갈 사람들. 지금도 구석구석에서 무딘 쇠를 벼려 칼을 만들고 묵은 땅을 갈아엎을 쟁깃날을 담금질하고 있을 보석 같은 사람들. 그들에게서 우리의 전망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닐까.” _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