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구두는 누가 만들었을까?
성수동 제화골목 노동자들의 축제한마당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는 수제화를 만드는 제화업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른바 ‘제화골목’이 있다. 전국 소규모 제화업체의 절반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데 이 중 40% 정도가 성수동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성수동 제화골목 노동자들이 13일 잔치를 열었다. 제목은 ‘신데렐라 구두는 누가 만들었을까’다.

성수동 제화노동자들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제화의 절반 정도를 만든다. 직원이 50~60명 정도만 돼도 업계에서는 ‘대공장’ 대우를 받을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다. 대부분 업체들은 직원이 10명 안팎이다. 최근 제화업체들이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면서 제화업체 숫자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소속 조합원들과 서울동부비정규센터, 성수동 지역사회·노동단체들이 모여 ‘구두 만드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었다. 매달 한 차례 정기모임을 개최했고, 더 많은 제화노동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동조합’이라는 문턱도 없앴다.

제화노동자들의 축제인 ‘신데렐라 구두는 누가 만들었을까’도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

성동구민종합체육센터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제화인 사진전시회와 구두제작과정 전시회, 수제화 전시·판매, 구두수선 코너 등이 마련됐다. 잔치에 빠질 수 없는 노래자랑과 막걸리에 파전도 함께했다. 또 성수노동자건강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노동건강연대 등이 참여해 건강상담·혈압측정 등 건강검진도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문종찬 서울동부비정규센터 소장은 “비정규·영세사업장 문제는 개별 공장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지역단위의 새로운 운동으로 해법을 모색하던 중 숙련노동자 특성상 인맥형성이 두터운 제화노동자들부터 모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