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울산공장 하청노동자 산재사망
끊이지 않는 효성공장의 죽음의 행렬

울산노동뉴스 www.nodongnews.or.kr / 2008년09월17일 16시20분

지난 5월 효성울산공장에서 한 조합원이 구조조정의 압력을 못이겨 자살한 데 이어 추석 전날인 12일, 효성울산공장에서 한 젊은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산재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새벽 2시경 효성울산공장 방사4과에서 포장작업을 하다 자동포장기에 가슴이 압착되는 사고를 당한 25세 김모 씨는 사고 후 계속 일을 하다 통증을 느껴 고통을 호소했다.

당시 하청관리자는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김모 씨를 만류하고 “참아보라”며 계속 일을 하도록 했다고 한다.

김모 씨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일을 시작했으나 곧 말도 못할 정도가 됐고 쪽지로 병원에 가야겠다고 겨우 알려 새벽 3시 30분 ~ 4시 사이 동강병원으로 옮겨졌다.

가슴 압착사고 후 2시간 가까이 지체된 뒤에야 병원으로 후송된 김모씨는 결국 12일 아침 7시경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효성해복투 박현정 해고자는 “하청업체의 늑장대응도 문제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효성 자본의 문제다. 전에도 조합원이 자살한 일이 있었듯이 회사의 무리한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노동강도 상승으로 예정된 사고였다”며 안타까워했다.

박현정 해고자는 또 “회사가 하청화하면서 정규직 반장을 안전책임자로 두었는데 지금은 이마저 없애고, 안전교육도 제대로 한 번 안하고 있다. 감사 나온다고 하면 안전교육 몇달치를 한 것처럼 싸인하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효성해복투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7년간 현장의 인원은 1/3이 줄었지만 생산설비와 자동화는 그대로여서 노동강도가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추석 직전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산재사망사고로 효성 공장은 다시 한 번 ‘죽음의 공장’이라는 지탄을 받게 됐다.(전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