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문]한국타이어 노동자 투쟁의 비망록

기록을 위한 취지문


대전광역시 대덕구 목상동 100번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 왔던가?

소통령을 만들어 헌법을 유린하고 역사로부터 민중으로부터 버림받은 김영삼 정권과 한국타이어 자본의 반노동자적 인권유린과 전근대적 노무관리에 맞서 우리는 일어서 투쟁하였다. 


각 묘비와 묘비마다 비석 넘어 비석마다 세겨질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과 그 가족들의 증언은 이미 총성 없는 5월 광주였다.


목상동 100번지의 살인의 진상이 아직도 규명되어 가려지지 않았기에 금산의 죽음이 있고 국경을 넘어 중국 강소의 때죽음과 피눈물이 헝가리의 저항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산업살인이 이루어졌던 착취기구는 철거해체되어야 하고 그 자리인 한국타이어 목상동 100번지에는 햇살 마른 부지에 한국타이어 노동자 추모묘역이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고 배남식 동지의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제를 진행할 것이다.


우리는 욕되게 살아남았지만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참담하고 비통한 죽음을 증언하고 그대들 한맺힌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365일 위령의 향불과 등불이 꺼지지 않는 성지를 조성하고 그대들 영혼의 산책과 안식의 동산을 쟁취하고자 결사 투쟁할 것이다.

떳떳이 당신들 앞에 서기 위해서다.  부끄럼없이 당신들과 함께하기 위해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책무를 수행하려는 것이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이 헛된 잊혀질 죽음이 아니라 기억되고 진상규명에 의한 승리의 기념이 되는 죽음이 되어야 한다.  그 죽음을 넘어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감을 온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다.


아직도 얼마나 많은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이 어디서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죽어갔어야 했는지 그 누구도 대답하지 않고 있다.


95~7년의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투쟁했던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투쟁을 폭압적으로 탄압하고 그 정당성을 왜곡시켜온 세력의 활동 결과로 결국 남은 것은 96명의 노동자들의 사망과 의문사들이었으며 한국타이어 투쟁의 진실을 왜곡하고 그 위계를 향상시킨 세력에 의해 투쟁의 원칙을 저버리고 한국타이어를 이길 수 없다는 패배주의의 한계로 정당했던 투쟁들은 왜곡되었다. 이에 우리는 왜곡되어지고 유언비어로 뒤틀린 기록을 바로 세우고자 한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민주노총 강령과 선언, 민주노동당 강령과 규약, 진보연대의 강령과 규약에 근거하게 될 것이다.


자율과 의사통로가 봉쇄되고 자본과 권력의 일방적 착취와 무소불위의 권력이 휘둘러지는 곳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희생되어 갔는지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 자유로운 노동조합활동이 봉쇄됨으로써 자본의 일방적 노동자 착취가 있었고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은 죽어갈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 탄압과 노동자 죽음은 쌍둥이의 또 다른 얼굴이며 원인과 결과의 관계이다.  우리가 비망록을 기록하려는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95~7년 한국타이어 노동자 대투쟁을 철저히 폭압하고 탄압하고 그 피눈물 위에 무엇이 자라났던가.  거대한 살인 기계에 압사된 노동자의 뼈조각을 파내는 자본의 노동자의 피묻은 고혈을 짜낸 이윤의 구덩이에 이명박 정권의 탄생의 비밀이 있다.

한국타이어 살인 자본은 정경유착을 넘어 정권을 세우는 놀라운 고도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그렇게 하여 탄생된 이명박 정권이었다.


이 엄청난 사태를 신속하고 정의롭게 수습하지 못한다면 한국타이어와 이명박 정권의 탄생의 베일은 벗겨지게 되고 발가벗은 모습으로 노동자, 민중 앞에 서게 될 것이다.


한국타이어 사측과 관계기관이 공모하여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을 살해한 기록을 최후까지 추적하고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  그 속에서 함께 공모한 기회주의자들의 치부와 전횡 또한 낱낱이 밝혀질 것이고 5,000 조합원들에게 보고될 것이며 1,500만 노동자와 전체 민중들에게 보고 될 것이다.  진실을 세상에 알릴 것이다.


제1차로 자체적으로 전현직 한국타이어 노동자 김종범과 박종범, 홍춘기 외 50여명을 제1차 대상자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고 의견 청취의 객관성을 살리기 위해 될 수 있는데로 공개 질의 형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제2차로 한국타이어 노동자 대투쟁과 유관된 단체들인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전 참사랑, 실노회, 한총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및 95년도 환경노동위원장 홍사덕 한나라당 국회의원, 검찰, 경찰 등에 의견서를 발송하여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영령들이 증언하고 있다.


우리가 들었던 당신들의 한 목소리가 있다.  뱃속의 아이를 가졌던 새댁이 어린 것들이 당신이 토해낸 피 바닥 위를 기어다니며, 개에게 주는 사료쌀로 연명하였다는 사실을 영령처럼 미망인은 피맺힌 원한으로 증언하고 있다.


몸서리치게 그 피묻은 손으로 새댁이었던 당신이 치맛자락을 부여잡던 그 눈동자, 그 모습 그대로 영령이여 그대는 우리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  안식하여야 한다.


누구든 목상동 100번지에 들어서면 한국근현대사를 이어가며 이루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살해 기록이 눈앞에서 증언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2008. 7. 21


한국타이어 민주와 진실을 위한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