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자본과 MB정권은 필리핀 노동자들의 죽음을 더이상 외면하지 말라!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는 건 무덤에 발을 담그는 거다”

이 얘기는 2008년 7월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의 노조 출범 총회에서 라밀 에탁 노조위원장이 한 말이다.

필리핀 의회 조사결과 2006년 이후 2008년까지 필리핀 수빅만의 한진중공업 필리핀 법인의 조선소 현장에서 노동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17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필리핀 언론보도와 민간단체에서 파악하는 사망자 수는 34-40명에 이른다. 또한 이 기간동안 재해 사고는 4천건에 이른다고 보고하였다. 수빅 한진중공업에 고용된 필리핀 노동자 7000여명 중에 절반 이상이 재해를 입은 셈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끔찍한 현실을 초래한 것은 다름 아닌 한진중공업 자본이다.

사망사고는 예언된 것이었다!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은 대다수의 필리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청화하여 고용한다. 따라서 산재노동자들도 대다수 하청기업의 노동자들이다.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안전대책도 미비할 뿐만 아니라 한 작업장 안에 여러 하청기업이 섞여서 작업을 하면서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예견된 인재(人災)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해 발생의 책임은 원청인 한진중공업 현지법인이 아니라 하청기업의 몫이 된다. 이는 또한 수빅만이 경제자유무역지대라는 것을 악용하는 측면도 있다.

안에서 새던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더니

이 상황에서 필리핀 상원의회가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에 대한 의회차원의 조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최중경 주한 필리핀 대사가 필리핀 의회에 “한진이 상원 조사 대상이 된다면 (양국관계에) 지속적이고 부정적인 여파를 낳을 수 있다”고 협박성 편지를 보내 필리핀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최중경 대사는 환율상승의 주범인 강만수 장관시절에 차관으로 있다가 소위 대리 경질을 통해 현재 주한 필리핀 대사로 임명된 사람으로 서한의 내용은 MB정권의 철학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치 용산 참사처럼 수십명의 노동자가 죽어나가는데도 한진 자본의 보호에만 급급한 반노동자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자본과 MB정권은 필리핀 노동자들의 죽음을 더이상 외면하지 말라!

필리핀 노동자들은 죽어도 상관이 없단 말인가? 한진자본은 더 이상 하청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고 또다시 노동자들의 곡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산재사고에 대해 정당한 보상과 함께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해야 한다.

또한 최중경 대사도 노동자의 안전보다는 자본의 보호에 급급했던 언행에 대해 사과하고 노동자의 생명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한진자본에 대책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2009년 2월 17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