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삼성반도체 노동자 박지연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또 하나의 가족’의 죽음을 외면하는 삼성을 규탄한다!
2010년 3월 31일 오전에 3년 동안 백혈병 투병을 해오던 23세의 삼성반도체 노동자 박지연씨가 돌아가셨다. 박지연씨는 19세이던 지난 2004년 12월에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하여 방사선 기계와 화학약품을 사용해 검사업무를 담당하였다. 입사한지 3년이 안된 2007년 9월 구토와 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다 병원의 진단으로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박지연씨는 힘든 백혈병 투병과정에서도 ‘나 오래 살거’ 라며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힘들다는 골수이식까지 받으며 투병생활을 이어갔지만 끝내 죽음을 맞이하였다
현재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를 포함한 림프종 등 조혈계암에 걸린 노동자는 22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씨 등 8명은 사망하였다. 그리고 이틀전 사망한 박지연씨를 포함하면 9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이다.
고) 황유미씨 유가족을 비롯한 삼성반도체 백혈병, 림프종, 뇌종양 유가족 및 피해자 5명이 산업재해를 인정해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였지만 전원 산재불승인 되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역학조사를 하였지만 유가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재는 행정소송을 진행중이다.
지난 2009년 10월 국회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과 민주당 김상희 위원은 삼성반도체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하여 실시한 자체 위험성 평가 결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감광물질에 ‘벤젠’이 검출되었다고 폭로하였다. 벤젠은 백혈병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산재인정은 되지 않았고 삼성측은 산업재해가 아니고 개별노동자의 질환이라는 답변만 내놓으며 회사가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는 ‘특별경제가중처벌상의 배임 및 조세포탈’로 징역3년, 집행유예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지만 2009년 12월 특별사면 후 ‘국민들이 정직해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온 국민을 우롱하였다. 이건희는 국민을 우롱할 것이 아니라 삼성이 그렇게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외치는 삼성노동자들의 백혈병에 대한 진상을 분명히 밝히고 유가족에게 사죄와 보상을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삼성반도체 유해물질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스물 세 살, 꽃다운 박지연씨를 떠나보내며 다시 한 번 삼성에 요구한다!
삼성은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해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백혈병으로 가족을 떠난 보낸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보상하라!
고) 박지연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글을 마칩니다.
2010년 4월 2일
건강한 노동자 세상을 열어가는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