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의 투쟁은 정당하다! 4월 28일 총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어김없이 봄은 왔건만 노동자들에게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동토다. 절반의 노동자가 절반의 임금을 받는 850만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양극화 심화와 맞물려 개선될 기미조차 없고, 교사와 공무원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박탈당한 채 정권의 막가파식 탄압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실업자가 100만을 넘어섰고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선진화’ 구호와 세계 13위 경제규모가 무색하게 노동자의 삶의 질은 점점 빠르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중 특히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엄연한 노동자인데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해왔다. 현재 특수고용노동자의 규모는 2009년 8월 기준으로 62만여명에 이르나, 같은 해 12월 근로복지공단은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레미콘 기사의 4개 직종에 대해서만 그 규모를 48만여명으로 계산하고 있는 등 실제로는 200만여명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로 보나 처지로 보나 누구보다도 먼저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할 이들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노골적인 탄압은 시대착오적인 반노동정책의 본질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징표가 되고 있다.
올해 들어 그간 가장 강력한 투쟁력을 발휘해왔던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대한 정권과 자본의 전방위적 탄압은 정점을 향해 치달아왔다. 건설노동자들은 이미 2000년부터 합법적인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해 왔으며, 단체교섭을 통해 사용자들로부터도 실질적인 지위를 인정받아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대한건설협회와 경총이 진정을 제기하면서 노동부는 뜬금없이 전국건설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근로자가 아님’을 문제 삼으면서 아예 노조 문을 닫으라고 윽박지르고 있고, 정부와 한통속인 사용자들은 교섭해태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자주성이 생명이기에 정권과 자본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없다. 이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피땀흘리며 만든 노동조합을 아예 뿌리뽑으려 드는 정권과 자본의 우격다짐에 맞서 마침내 건설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번 전국건설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은 정권의 의도적인 노조말살시나리오에 맞선 정당한 자위권 발동이다. 그리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쟁취하고, 건설현장에 만연한 저임금구조 및 장시간 노동 철폐로 노동조건을 개선하며, 다단계 합법화 저지투쟁으로 직접고용을 쟁취하고자 하는 절박한 생존권 투쟁이다. 어려운 조건을 무릅쓰고 비정규직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자신의 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결의한 파업투쟁인 만큼 그 의미도 각별하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그간의 노조탄압일변도 정책을 반성하고 건설노동자들의 정당한 생존권 및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한편 지금 이 땅 건설노동자들을 위시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분노와 한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간병인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주6일 144시간을 병원에 살다시피 하면서도 산재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대리운전에 종사하는 이들은 표준요금제도는 물론 대리운전사업 자체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아 업체로부터 과다한 수수료를 떼이며 4대 보험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제 더 이상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피눈물흘리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방치해선 안 된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사회보험 적용 보장을 더 이상 미뤄서도 안 된다.
우리는 비정규직의 정당한 노동기본권 및 생존권 요구를 내건 전국건설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200만이 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대표한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킬 것이다. 그리고 절망의 나락에 빠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한 가닥 소중한 희망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하루 2명이 넘게 죽어나가는 죽음의 건설현장을 보다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일터로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노동사회단체와 함께 전국건설노동조합의 파업투쟁에 적극 연대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명박 정권의 반역사적인 민주노조탄압 책동을 분쇄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가 개선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다시 한 번 전국건설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을 힘껏 응원하면서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명박 정권과 건설자본은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라!
“노조탄압 분쇄하고 노동기본권 쟁취하자!”
“총파업투쟁 승리하여 생존권을 쟁취하자!”
2010년 4월 20일
한 국 비 정 규 노 동 센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