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일하는 제조업 남성노동자에게도 의자를”
전자부품업체 노동자 2명 하지정맥류 업무상재해 인정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최근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이 앞장서 ‘오래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 여성노동자에게 의자를’ 범국민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제조업 남성노동자들도 하지정맥류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민주노총 광주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광주지역 전자부품업체에서 일하는 남성노동자 2명이 하지정맥류 발병으로 업무상재해 판정을 받았다. 한 대기업 냉장고 조립라인에서 15년 가까인 일한 김아무개씨와 최아무개씨는 올 초부터 업무량이 크게 증가해 하루 12시간가량을 일했으며 1시간 남짓한 휴게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서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8월 다리에 핏줄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수술 후 증상이 완화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들의 하지정맥류가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산재요양 승인신청을 받아들였다.

문길주 본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김씨 등과 같은 조립라인에 있는 노동자 8~9명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구조조정 문제와 맞물려 업무상재해 신청을 꺼리고 있다”며 “제조업에서도 오래 서서 일하는 노동으로 인한 직업병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피부의 정맥이 확장되고 비틀리면서 늘어나는 질환이다. 노동계는 하지정맥류가 넓은 의미의 근골격계질환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쉴 수 있는 의자를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노동강도를 줄이는 등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