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기획으로
진보의 새 장을 열기 위하여

계간 진보평론
47호(2011년 봄호)를 발간했습니다.

급변하는 세계, 주체형성 전략의 모색

이번호의 특집인 “급변하는 세계, 주체형성 전략의 모색”은 암울한 현실이 내포하고 있는 저항적 정치의 가능성을 살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희망이 없는 비관적 현실 진단은 어쩌면 저항을 꿈꾸면서도 여전히 지배 이데올로기 안에 갇힌 우리들 시야로부터 생겨나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극단적 경쟁논리와 이윤논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정글이고 우리는 그 정글에 철저하게 고립된 채 던져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모두가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게 전부일까? 만약 이것이 전부라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이번 특집에 실린 글들은 지배 이데올로기에 갇혀 시야에서 사라진, 하지만 여전히 실재하는 변혁의 토대를 찾으려는 시도들이다. 자본주의 시장에 의해, 관료적 국가에 의해 가로막힌 사람들의 필요, 욕구, 열망이 존재하는 곳에는 반자본주의적 충동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급 인사들의 청문회로부터 그들이 주장하는 ‘성공’은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회이동성은 닫히고 있으며 그들과 우리의 세상은 다르다는 것이 너무나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번호에 실린 박영균의 표현을 빌면 이러한 인지는 ‘반자본주의적 충동’이 생겨나는 지점이다. 이승원은 당연함이 부정되는 ‘탈구’의 순간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그러한 충동과 저항은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립된 개인으로 충동의 순간을 지속시키는 것은 곧 사회적 주체로서의 생존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혁의 전략은 ‘반자본주의적 충동’과 ‘탈구’가 지속될 수 있는 집단적 경험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규범과 당위에 근거한 계몽으로서의 변혁전략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공간으로부터 출발해서 다르게 살 수 있는 삶의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의 변혁전략은 이미 주어진 주체에 의한 변혁이 아니라 새로운 주체형성전략으로 다시 생각되어야 한다. 특집에 실린 글들은 이러한 새로운 주체형성전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환기하고 열린 토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할 때만 타자로 호명될 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정치적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만 노동할 수 있는 권리조차 박탈당한, 그래서 과거의 범주로는 인식조차 될 수 없는 청년실업자들이 당당하게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만 낮선 이국땅에서 힘든 노동을 하면서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이주노동자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살아야 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그럴 때에만 사적 영역의 문제로 치부되어 왔던 출산, 육아, 가사, 돌봄노동이 정치문제화되고 그것을 통해 여성의 권리가 인정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여성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남녀가 출산, 육아, 가사, 돌봄노동을 공유하고 성적 분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인정되지 않고 억압된 정체성은 무수히 많다. 여기서부터 반자본주의적 변혁정치가 시작되어야 한다.

* 편집자의 글 : 대중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킬 주체형성전략을 모색하자

* 특집 : 급변하는 세계, 주체형성 전략의 모색
· 주체형성의 유물론적 관점: 사회적 신체와 연대의 정치학/ 박영균
· ‘정치적인 것’의 주체로서의 다중/ 조정환
· 21세기 사회주의전략: 녹색사회주의+급진민주주의/ 서영표
· 정당 민주주의와 급진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급진적 확장과 연대적 실천을 위한 시론/ 이승원
· 묵시록의 두 얼굴: 코펜하겐에서 보내는 편지/ 마이클 하트

* 시평
· 세계 대공황과 새로운 사회 김수행

* 국제
· 소말리아 해적 사태, 좌파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김문성
· 북아프리카, 신자유주의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혁명: “계급대중운동의 귀환”/ 정은희
* 일반논문
· 생명(관리)권력과 생명정치/ 양운덕
· 프랑스 복수노조제도의 특징과 시사점/ 손영우
· 헤겔의 ‘시민사회/국가론의 재고찰’/ 신재성
· 법의 세계화 비판 담론과 이데올로기 부재/ 김종곤
· 광주시청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오창민

* 기고
· 나는 왜 진보에 눈을 돌렸는가/ 강대석
· 보편성과 상대성, 그리고 공동체 정의(Justice)에 관하여: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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